"새정치서 절반을 빼오고 싶다"…文 "선거 결과 연연 않겠다"
4석의 '미니선거'였지만 4'29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는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한 의문부호를 붙이며 야권 재편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광주 서을과 '서울의 호남'으로 불리는 관악을 등지에서의 패배는 야권 분열은 필패(必敗)라는 공식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새정치연합의 광주 서을 패배는 호남 민심이 '문재인 대표를 야권 대표 세력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천정배 지지로 가시화된 호남 민심의 이반은 친노세력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배경에 깔렸다고 볼 수 있다.
◆'천정배'발 야권 재편 오나
광주 서을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를 꺾고 화려하게 여의도에 복귀한 천정배 의원은 3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남을 중심으로) 30곳에 후보를 내 (판세를) 뒤집어야겠다"는 '대야(對野) 선전포고'로 당선 소감을 대신했다.
천 의원은 '호남정치 복원'을 강조하면서 "새정치연합에서 절반은 빼고 싶다"는 호언으로 야권 재편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새정치연합 내 계파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자신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는 야권 분열이 아닌 야권 내 경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내년 총선까지 강도 높은 쇄신 경쟁을 예고하며 독자세력화를 분명히 했다.
◆문 대표는 안철수에 구원 요청
이번 선거를 기화로 전당대회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계파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야권 재편'을 명분으로 '반(反)새정치연합 세력' 규합에 나선다면 친노가 주도하는 새정치연합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문 대표가 내년 총선, 차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호남 민심 끌어안기가 선결과제로 떠올랐다.
문 대표로서는 새정치연합의 또 다른 한 축인 안철수, 김한길 등으로 대표되는 '비주류 새정치 세력'과의 규합이라는 숙제도 받았다. 이들은 이번 재보궐선거 기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30일 안철수 전 대표가 문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하고 이달 7일로 다가온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합의추대론을 전격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4'29 재보궐선거 전패로 극심한 후폭풍에 직면한 당 수습책의 하나로 제안된 것으로 보이나 힘을 합치지 않은 채 '친노'라는 한 축으로는 미니 선거마저 참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우쳐주려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당의 위기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재보선 패배 이후 민심과 당심을 어떻게 추스를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분노한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참으로 송구스럽다. 제가 부족했다"고 했지만 "선거 결과에 굴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가겠다"면서 정면돌파 의지를 표출했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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