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성군민이 실천하는 나눔의 문화

입력 2015-04-30 05:00:00

의성군이 경북도내에서 나눔을 가장 잘 실천하는 곳으로 꼽혔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의성군은 지난해 경북도내 23개 시'군 중 1인당 기부액이 1만3천395원으로 1위였다. 의성군민의 평균 모금액은 경북도민 1인당 7천887원과 비교하더라도 두 배가량 많다. 이는 2012년과 2013년에도 1인당 기부액이 도내에서 2위를 기록한 데서 이미 예견된 일이다. 여기에다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에도 의성 사람이 4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놀랍다. 경북도내에서 의성보다 가입자 수가 많은 곳은 경주(11명)와 포항(6명)뿐이다.

인구 5만4천여 명의 의성군은 지난해 발표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이 9천300여억원으로 경제규모가 경북도내 시군 중 중간쯤이다. 더구나 노인 인구 비율이 매우 높은 전형적인 농촌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의성군의 이 같은 나눔의 문화는 전국에서도 드문 사례다.

매년 연말 의성군민회관에서 열리는 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열매 캠페인 행사에는 많은 주민이 함께한다. 기부와 함께 서로 준비한 음식을 나누는 '사랑의 축제장'이다. 지난해에는 부축을 받으며 행사장을 찾은 노부부의 쌈짓돈부터 엄마 손을 잡은 어린이의 고사리손에서 나온 동전까지 더해서 7억원이 넘는 기금을 모았다. 25만 명이 넘는 경주시와 경산시의 총 모금액과 비슷한 규모였다. 그래서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의성군을 '사랑의 고장'이라고 부른다.

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열매 캠페인 행사는 지역마다 매년 열린다. 하지만, 일회성의 연례행사가 의성에서는 군민이 한자리에 모여 기부를 실천하는 날이 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의성은 예로부터 쌀과 마늘, 사과 등 풍부한 농작물의 특산지로 경제적으로 다소 여유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기부를 통한 나눔은 풍요하다고 실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의성이 돋보이는 것은 어려울 때 정을 나누고 힘을 모으는 미덕을 잘 지키고 실천한다는 것이다. 이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지향했던 우리의 전통사상과 고유문화와도 부합한다. '나눔은 곧 스스로를 돕는 것'이라는 아름다운 문화 가치는 공유하고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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