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방송 무시한채…술판 벌어진 대구체육관

입력 2015-04-30 05:00:00

양심없는 단체 행사에 민원 빗발, 미화원 6명 4일 동안 쓰레기 치워

25일 오후 대구실내체육관(북구 산격동)은 쏟아지는 민원 전화로 홍역을 치렀다.

모 단체가 주관한 행사가 열리는 동안 시끄러운 소음과 무분별한 불법주차, 허술한 뒷정리 등으로 체육관 인근 상인과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잇따른 탓이다.

대구체육관에 따르면 대관 행사 때 음식물 반입과 음주 등이 엄격히 금지돼 있으나 이날 행사장에는 음식물과 술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행사장 곳곳에는 '음식물 반입 금지'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고 수차례 경고방송도 나갔지만 회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도시락, 족발, 심지어 술까지 행사장 안에서 먹었다.

행사가 끝난 뒤 뒷정리도 이뤄지지 않았다. 체육관 관계자는 "이날 뿌려진 종이가루와 음식물 쓰레기 등을 미화원 6명이 4일 동안 치웠다"며 "이렇게 무질서한 행사는 처음이다. 체육관에 버려진 음식물과 쓰레기 더미에 쥐와 고양이가 들끓었다"고 말했다.

체육관 밖에서도 무질서한 행태는 이어졌다. 1천여 명이 행사장에 몰리자 주차할 곳이 부족해 체육관을 둘러싼 도로가 불법 주차장으로 바뀐 것이다. 이 때문에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은 통행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60) 씨는 "행사한다고 주말에 가게 앞을 차들이 다 막아버려서 영업에 지장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했다.

주민들은 또한 대구실내체육관에서 '먹자판 행사'가 열린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체육관 관계자는 "체육 관련 행사나 청소년을 위한 행사에 비해 일반 행사는 후순위로 밀리지만 대관은 가능하다. 다만 체육관 사용 규칙은 모두 지켜야 하는데 이렇게 무질서한 행사는 처음이었고 주민들의 민원 전화가 빗발쳐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사를 주최한 단체 관계자는 "행사가 있기 전 많은 인원이 몰릴 것에 대비해 질서유지 인원을 20명 정도 배치했지만 미흡했던 것 같다"며 "뒷정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체육관 청소 담당자에게 용역비를 추가로 주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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