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정성으로 만든 '사랑의 목화솜 이불'

입력 2015-04-27 05:00:00

안동 강남동주민센터·주민자치회 목화밭 만들어 솜 생산 다자녀 가구에 이불 전달

안동시 강남동주민센터와 강남동주민자치회는 지난해 조성한 목화밭에서 얻은 솜으로 만든
안동시 강남동주민센터와 강남동주민자치회는 지난해 조성한 목화밭에서 얻은 솜으로 만든 '천연 목화솜 이불'을 3자녀 이상 둔 4가구에 전달했다. 김도윤'손인영 씨의 생후 4개월 된 아들 준우에게 이불을 전달하는 모습. 강남동주민센터 제공

"100% 자연에서 얻은 천연 목화솜 이불을 덮고 잠을 잔 이후로 아이들이 숙면을 취하는 것 같아요. 3명이 한이불을 덮고 부대끼면서 정도 더 커졌고요."

안동시 강남동 다자녀 아빠 홍현희 씨는 "아토피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던 생후 3개월 된 막내 하람이가 강남동주민센터와 강남동주민자치회가 마련해 준 천연 목화솜 이불을 덮은 이후로 편안하게 잔다"며 기뻐했다.

안동시 강남동주민센터와 강남동주민자치회는 지난 24일 천연 목화솜 이불을 3자녀 이상 둔 4가구에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목화솜 이불에는 지난 1년간 쏟은 주민들의 정성과 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주민들은 흉물로 방치된 공터에 직접 목화밭을 만들고 목화솜을 수확해 이불로 만들었다.

안동시 강남동주민센터와 주민자치회가 목화동산을 조성한 건 지난해 5월. 동네 공터는 폐건축 자재와 쓰레기가 곳곳에 나뒹구는 흉물 신세였다. 주민들은 508㎡의 공터에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공간이자 어른들이 추억을 곱씹을 수 있도록 목화동산을 만들었다.

강남동주민센터와 주민자치회 회원들은 부지 조성 작업과 목화씨 파종작업, 김매기와 모종 솎기 작업 등에 직접 나섰다. 지난해 10월에는 권영세 안동시장 등이 참석해 마지막 목화솜을 수확했으며 100ℓ들이 봉투 4개에 천연 목화솜을 가득 채웠다. 강남동주민센터는 이렇게 해서 얻은 솜으로 큰 이불 1채와 아이 3명이 함께 덮을 수 있는 이불 10채를 만들어 4가정에 전달했다.

생후 4개월 된 준우의 아빠 김도윤 씨와 엄마 손인영 씨는 "민감한 아이들의 피부 보호를 위해 다양한 치료제 등을 사용해보지만 천연 목화솜으로 만든 이불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강남동주민자치회는 텃밭 조성 분양과 목화동산 조성, 국화 재배, 마을신문 발간, 산채단지 조성, 태극기 선양사업 등 지역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는 모범적인 자치회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전국 31개 주민자치회 시범지역으로 경북에서 유일하게 지정되기도 했다.

서정학 주민자치회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넓은 목화밭을 조성할 것"이라며 "지역이 화합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자치위원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동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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