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화력 시위'…삼성, NC 14대4로 꺾고 6연승

입력 2015-04-23 23:16:34

23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전에서 삼성 구자욱이 5회초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3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전에서 삼성 구자욱이 5회초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은 시즌 개막 전까지 올해 신인왕 0순위로 꼽혔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293와 2홈런 7타점 2도루의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이다. 팀의 주전 1루수인 채태인이 무릎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도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그러나 구자욱에 대한 기대치는 시간이 갈수록 낮아졌다. 이달 1일 kt전, 3일 LG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대형 신인의 등장을 알리는 듯했지만 이후 방망이는 차츰 침묵에 빠져들었고, 수비에서는 5개의 실책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류중일 감독마저도 "(구자욱의) 약발이 다 됐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하지만 '아기 사자' 구자욱에 대해 실망하기에는 아직 일러 보인다. 적어도 22일 마산구장에서 치른 NC와의 경기에서만큼은 왜 자신이 '포스트 이승엽'으로 불리는지를 증명했다. 큰 키와 준수한 외모 외에도 팬들을 열광케 하는 매력이 충분히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삼성이 14대4로 크게 이긴 이날 경기에서 구자욱은 승부처였던 5회초 8대4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1사 만루 득점 기회에서 NC 최금강의 4구째를 통타, 중견수 키를 훌쩍 넘는 장타를 날렸다. 1'2'3루 주자들이 발 느린 이승엽'박석민'최형우였음을 고려하면 자칫 내야땅볼은 흐름을 끊는 병살타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깨끗한 적시타를 날린 구자욱은 수비에서도 한결 나아진 기량을 뽐냈다. 3회 무사 1루에서 김태군의 안타성 타구를 침착하게 처리한 데 이어 2대4로 역전된 4회말에는 김태군의 땅볼 타구를 병살타로 연결, 대역전 드라마의 기틀을 닦았다.

삼성은 이날 NC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삼성은 0대1로 뒤지던 4회초 최형우의 적시타와 이승엽의 내야땅볼 타점으로 2대1 역전에 성공했으나 NC는 4회말 안타 4개와 삼성 투수 클로이드의 실책을 묶어 3득점하며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그러나 전날까지 4연패를 이어간 NC가 '디펜딩 챔피언' 삼성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은 5회 무려 12명의 타자가 나서 7안타와 2볼넷으로 대거 8점을 추가, NC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나바로가 4회에 이어 연속으로 '행운의 안타'를 기록하는 등 운도 따랐다. 또 김상수와 박해민은 도루 1개씩을 추가하며 NC 수비진을 흔들었다.

7회 2점, 8회 1점을 보탠 삼성은 이날 승리로 15승 5패를 기록하며 시즌 첫 6연승을 달성했다. 클로이드는 6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으로 4실점 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아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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