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 3락' 총리 수난사…생치기만 남은 '내 사람 앉히기'

입력 2015-04-22 05:00:00

이 총리 헌정사상 '최단명', 김용준·안대희·문창극 후보 논란만 남기고 낙마

박근혜정부의 국무총리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 표명으로 박근혜정부에서 모두 2명의 총리가 사퇴하고 3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는 수난을 겪었다.

지명 초기 '준비된 총리'로까지 불렸던 이 총리는 20일 중남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27일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의 표명 시점으로 따지면 이 총리의 재임 기간은 63일에 불과해, 헌정 사상 최단명 총리로 '불명예 제대'를 하는 오명도 남기게 됐다.

박 대통령은 집권 3년 차를 맞은 올해 초 여권 진용 개편에 나서며 지난 1월 이완구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총리로 지명했다. 개혁과제 추진과 정치권과의 소통에 방점을 찍은 정치인 출신의 총리 기용이었다.

현 정부 들어 경우는 각기 다르지만 총리직을 둘러싼 잡음과 수난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2013년 1월 말 박근혜정부 초대 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도덕성 논란 속에 불과 닷새 만에 낙마했다. 김 후보자는 헌재소장 퇴임 닷새 만에 법무법인으로 옮기는 전관예우 특혜뿐만 아니라 자신과 가족이 소유했거나 소유한 부동산 10여 곳 대부분이 투기성이 짙다는 의혹을 받은 끝에 물러났다.

이후 정홍원 총리가 취임했으나 세월호 참사 대응 미숙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고, 이어 안대희 전 대법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러나 안 후보자 역시 '국민검사'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2013년 변호사 생활 5개월간 16억원의 수입을 올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법조계 전관예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청문회 자리에 앉아보기도 전에 낙마했다.

다음 문창극 후보자가 첫 기자 출신 총리 후보로 발탁됐지만 자신의 역사인식 논란을 수습하지 못하고 청문회장 문턱을 넘기도 전에 안 후보자에 이어 '연쇄 낙마'했다.

김용준 후보자의 사퇴와 안대희'문창극 후보의 연쇄 낙마 사태는 인사문제와 관련해 박근혜정부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한편 이완구 총리에 앞서 단명했던 총리로는 노태우정부 시절의 노재봉'현승종 전 총리, 김영삼정부 시절의 이회창 전 총리, 김대중정부 시절의 박태준 전 총리 정도를 꼽을 수 있다.

노재봉 전 총리는 1991년 1월 23일 '서리 딱지'를 떼고 취임했으나, 같은 해 5월 23일 '강경대 사망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태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120일 만에 물러났다.

이회창 전 총리는 1993년 12월 17일 취임했으나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의 불화로 125일 만인 이듬해 4월 21일 교체됐고, 박태준 전 총리는 2000년 1월 13일 취임했다가 조세 회피 목적의 부동산 명의 신탁 의혹을 받아 126일 만인 5월 18일 경질됐다.

현승종 전 총리는 1992년 10월 8일 취임해 이듬해 2월 24일 노태우 대통령 퇴임에 맞춰 140일 만에 총리직을 내려놨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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