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선열공원 애국지사들, 지하에서 怒하다

입력 2015-04-20 05:00:00

수년째 관리 안돼 봉분 심하게 훼손…유족 "희생했던 조상 볼면목 없어"

대구 출신 애국선열이 안장된 신암선열공원이 대구시의 무관심 속에 묘 봉분이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어 유족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 출신 애국선열이 안장된 신암선열공원이 대구시의 무관심 속에 묘 봉분이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어 유족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18일 대구 동구 신암선열공원. 공원 곳곳에 있는 묘 봉분이 한눈에도 수년째 관리가 안 된 것처럼 훼손돼 있었다.

잔디가 덮여 있지 않은 봉분이 많았고 봉분 뒤쪽 토양이 심하게 무너져 내린 것도 있었다. 비가 오기라도 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것 같이 위태로워 보였다. 잔디가 거의 없는 민둥묘는 뒤쪽 흙이 흘러내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 공원 관리자는 "안장된 52기 중 10기 내외 상태가 좋지 않다. 토양이 산성화돼 잔디가 자라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 애국선열이 안장된 신암선열공원 묘역들이 대구시의 무관심 속에 수년간 정비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

면적 3만6천800㎡ 규모의 신암선열공원은 1987년 3월 1일 준공돼 현재 52위의 대구 출신 애국선열이 안장돼 있다. 하지만 수년째 묘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족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부 유족들은 "묘 관리가 너무 부실해 몇 년 전부터 수차례 대구시에 조치를 요구했지만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인데 조국 광복을 위해 희생했던 조상을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여러 가지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유족의 의견을 반영해 공원 관리에 힘쓰겠다"고 해명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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