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떼먹은 생활폐기물 수거업체

입력 2015-04-20 05:00:00

경산시 연간 97억 대행수수료…4개업체 직원에 8억원 덜 지급

지방정부가 민간 업체에 돈을 주고 대행시키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작업 과정에서 재정 누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체에 돈만 주고, 어떻게 쓰이는지를 지방정부가 못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재정 집행의 투명성을 찾아내는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산시가 의회의 지적에 따라 최근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 업무를 하고 있는 5개 업체에 대한 인건비 지급 현황(재직자 기준)을 조사한 결과, 2012년과 2013년 2년 동안 4개 업체가 8억원가량을 직원들에게 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산시가 매겨놓은 인건비 금액보다 8∼22% 가량이나 적게 직원들에게 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환수규정이 없어 환수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산시에 따르면 업체들은 대행료 원가 계산 용역 때 산출된 적정 인원보다 4∼8명 정도 적게 인력을 고용, 그만큼 다른 근로자들의 근로 강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작업의 서비스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

이 밖에 매년 대행업체에 지급되는 대행료의 낙찰률이 95% 수준의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면서 재정 누수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경산시의회 안주현 의원은 "경산시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 업체와 음식물쓰레기 처리 대행 업체에 주는 대행수수료가 연간 97억여원이나 된다"면서 "이들 업체에 100억원 가까운 돈을 주고도 이 돈이 제대로 쓰여졌는지 정산이나 감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대표이사 등이 적정 이윤도 챙기고, 인건비까지 추가로 가져가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 "대행료 산정을 위한 기초 자료가 되는 원가계산 용역이 근본적으로 부실한데다 한 번 생활폐기물 대행업체로 선정되면 계속해서 재계약 할 수 있는 것도 반드시 고쳐야할 부분"이라며 " 매년 낙찰률이 95%에 이르는 비율로 수의계약을 하고 있는 것은 지방 재정 누수로 직결되고 부패를 불러오는 요인도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산시는 "그동안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평가 조례가 만들어지지 않았으나 지난해 12월 관련 조례 제정으로 앞으로는 이 같은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산시는 또 "청소 대행료는 용역 단가를 지자체에서 산정을 해 지급하기 때문에 청소가 잘 됐는지 여부만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할 뿐, 별도의 정산을 해 환수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한 개선방안을 찾겠으며 입찰방식의 변화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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