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귀국 27일 한계…진정 안 되면 교체될 듯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이완구 국무총리의 운명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27일까지 10일간의 여론 향배와 검찰 수사에 달렸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이 총리가 이 기간 동안 자신에게 쏠린 의혹의 시선을 걷어내지 못한다면 '식물총리'로 전락, 국정수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16일 중남미 4개국 순방길에 나서기 직전 가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 총리의 거취에 대해 "순방을 마치고 귀국 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언급은 정치권에서 확산되는 이 총리의 즉각적인 사퇴 요구를 일단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여론이 더 악화되면 순방이 끝난 뒤 결국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계기가 없으면 이 총리가 '시한부 총리'의 운명을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대통령이 순방길에 오르면서 총리를 물러나게 할 수는 없는 만큼,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는 결과와 여론을 보고 최종 단안을 내리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진실 규명과는 별개로 '말 바꾸기' 논란을 자초하면서 국정 2인자로서 너무 많은 상처를 입은 만큼 결백을 증명할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든지, 아니면 스스로 마음의 결정을 내려달라는 청와대의 메시지라는 것. 만약 이도 저도 아닐 경우엔 박 대통령이 총리 교체 카드를 꺼내 들 것이란 관측이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지금 논란은 이 총리가 스스로 헤쳐나갈 문제이지 누가 도움을 주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니다"며 이 총리 스스로 돌파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의 순방 동안 국내에서 급격한 상황 변화가 생길 가능성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총리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결정적인 증거가 나올 경우 박 대통령이 순방을 마무리하기 전에 모종의 결심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애초 이번 순방에 수행하기로 했던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국내에 잔류키로 한 데는 이런 긴박한 상황 전개에 대한 대비 차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통령의 해외순방으로 내치 대행 첫날(17일)을 맞은 이 총리는 "대통령이 출국했으니 총리로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그리고 빈틈없이 국정을 통할할 책무를 느낀다"면서 "대통령이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며 여전히 총리직 수행의지를 밝혔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다시 보이네 와"…참사 후 커뮤니티 도배된 글 논란
"헌법재판관, 왜 상의도 없이" 국무회의 반발에…눈시울 붉힌 최상목
전광훈, 무안공항 참사에 "하나님이 사탄에게 허락한 것" 발언
음모설·가짜뉴스, 野 '펌프질'…朴·尹 탄핵 공통·차이점은?
임영웅 "고심 끝 콘서트 진행"…김장훈·이승철·조용필, 공연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