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느는데 집값 하락…대구 아파트 '디커플링'

입력 2015-04-18 00:50:43

거래량 작년보다 14% 급증, 수성구 최고 9천만원 내려

대구 아파트 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거래량이 늘었지만 가격은 오히려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매시장에서 무주택자와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는 소비자가 주택 시장을 견인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적극적으로 매매로 갈아타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지만 추격매수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가격 상승이 정체되다시피 하고 있다. 실제 대구 주택 거래량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일부 아파트 매매가는 오히려 내림세다.

이달 초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지난달 주택거래 관련 통계에 따르면 대구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5천42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매매가 상승률이 11%에 이를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던 대구 아파트 가격은 주춤거리고 있다.

계약일자 기준으로 주요 아파트 거래금액 집계 현황을 보면 특정 아파트의 일부 층 매매가가 내림세를 보였다. 수성구의 황금동 A아파트의 1층(전용면적 84.97㎡)은 2013년 12월 2억9천500만원에서 지난해 10월 3억5천만원까지 뛰었다가 올해 1월 2억6천만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해 11월 4억700만원이던 4층은 12월 4억2천900만원으로 올랐으나 지난달 4억2천만원으로 내렸다. 14층도 지난해 10월 4억원에서 11월 4억3천500만원을 찍은 뒤 올해 1월 4억2천300만원으로 내렸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은 "과거에는 집주인이 가격을 높여 부르더라도 구매자가 그대로 받아들였고, 이로 인해 '추격매수'가 나타나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최근엔 거래량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도 집값의 오름세가 더디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구주택시장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경한 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실수요자가 매수에 나서는 것은 더 이상 아파트 투자가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가 아니라 실거주를 위한 주거처라는 인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다"고 진단했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주택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은 주택 거래량이 늘면 가격도 함께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반대로 매매량은 늘어도 가격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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