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청, 지적장애인이 뽑는 진한 커피 향 '꿈 앤 플라워' 개설

입력 2015-04-17 14:00:30

대구 달성군청 2층 로비는 언제나 향긋한 커피향으로 가득 차 있다.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지적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카페 '꿈 앤 플라워'에서 뽑아내는 커피 덕분이다. 달성군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공모한 '공공기관 창업형 일자리 지원사업'에 선정돼 5천500만원의 사업비로 군청 내에 카페를 개설했다.

카페운영은 (사)정인사회복지회 행복울타리(대표 이무희)가 맡았다. 이곳 카페에서 원두를 볶고, 커피를 뽑아내는 바리스타 3명 모두 지적장애인들이다.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에 1천500원을 받는다. 카페는 군청 직원들과 민원업무를 보기 위해 군청을 찾은 손님들로 항상 북적인다. 장애인 바리스타가 커피를 뽑는다는 소문을 듣고 일부러 찾아오는 주민도 있다.

카페는 군청의 전시공간인 '참꽃 갤러리'를 활용해 만들어져 커피도 마시고, 그림이나 사진 등 각종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장애인들은 스스로 갖는 자괴감은 물론 외부의 그릇된 편견으로 사회진출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바리스타로 카페에 고용된 장애인들은 이제 자신도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한 달에 수십만원씩 월급을 받는다는 사실에 신바람이 났다.

처음엔 일이 서툴렀지만 이제는 날렵하게 원두를 갈아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거품을 낸 우유로 카푸치노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건넨다. 바리스타 박소현(22) 씨는 "일 없이 지낼 때는 부모님의 걱정이 컸다. 친척들이 모여도 제 걱정 때문에 부모님이 어깨를 펴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제는 다르다. 실력을 키워 카페를 차리는 게 꿈"이라고 했다.

군청 직원 김언희(46) 씨는 "시중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경우 4천~5천원으로 비싸다. 하지만 여기서는 시중 커피의 한 잔 값으로 2, 3명이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다. 또 장애인들의 고용을 활성화시킨다는 차원에서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카페를 위탁운영 중인 정인사회복지회 행복울타리 이무희(42) 대표는 "하루에 100∼150잔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수익금은 전액 지적장애인 급여와 시설관리 비용으로 사용된다. 더 많은 지적장애인이 직업 재활에 참여하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달성 김성우 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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