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김무성? 박 대통령 출국 전 독대

입력 2015-04-17 05:02:31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6일 국회 대표실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내용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6일 국회 대표실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내용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완종 게이트'가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독대' 형식으로 40분간 긴급 회동했다. 박 대통령과 여당 대표와의 단독 회동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사실상 처음 있는 아주 이례적인 일.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2년 2개월간 새누리당 또는 여야 지도부와 9차례 회동했지만 사전에 실무조율을 거쳤고, 회동 모습을 언론에 일부 공개할 정도로 '투명'하게 진행해왔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가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을 앞두고 이뤄진 이날 단독 회동은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이날 회동은 예정에 없이 긴급하게 잡혔다.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성완종 리스트' 파장이 가라앉기는커녕 점점 더 커져가자 박 대통령이 집권여당 대표인 김 대표에게 손을 내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성완종 리스트'에 국정 2인자인 이완구 총리와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3명이 언급되는 등 정권 핵심 실세들이 줄줄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결국 논의할 대상은 김 대표뿐이라고 박 대통령이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김 대표를 급히 찾은 것만으로도 김 대표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배석자 없이 40분간 만났다는 점은 정치적 함의가 적지 않다.

단 두 사람만 대좌했다는 것은 그만큼 친밀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관계는 때때로 냉랭한 것으로 비치기도 했지만 이날 회동을 계기로 두 사람은 정치적 운명공동체임이 다시 확인된 셈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단독회동을 계기로 박 대통령은 성완종 사태의 해결사로 김 대표를 선택한 모양새가 됐다.

김 대표는 이날 회동을 마친 뒤 브리핑에서 "저는 당 내외에서 분출되는 여러 의견을 가감 없이 대통령께 말씀드렸다"며 진솔한 대화가 오갔음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하게 되자 박 대통령이 대표를 맡아 구원투수로 등판했을 때 사무총장을 맡아 함께 당 재건작업에 나서며 '원조친박'의 좌장을 맡았었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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