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지 말고 총리직부터 내놔야" 여야 거센 압박

입력 2015-04-16 05:00:00

총리 성토장 된 대정부질문…'친이' 이재오 의원도 가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비타500 박스를 이완구 총리에게 전달한 정황이 제기됐다고 한 언론이 보도한 15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비타500박스를 내보이며 이 총리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청래 최고위원, 우윤근 원내대표. 문재인 대표. 연합뉴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비타500 박스를 이완구 총리에게 전달한 정황이 제기됐다고 한 언론이 보도한 15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비타500박스를 내보이며 이 총리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청래 최고위원, 우윤근 원내대표. 문재인 대표. 연합뉴스
2013년 4월4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했을 당시
2013년 4월4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했을 당시 '비타500 박스'를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만나는 칸막이안 테이블에 올려놓고 왔다는 성 전 회장측 인사의 진술을 경향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번 재·보궐선거 때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에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이 양반한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는 성 전 회장과의 인터뷰를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의 한 은행에서 촬영한 현금 3천만원이 든 비타500 박스. 2015.4.15/연합뉴스

15일 3일째 진행 중인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이완구 국무총리가 표적이 되면서 사실상 '이완구 청문회'로 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총리에게 집중포화를 쏟아부었고, 새누리당 역시 이 총리에 대한 '보호막'을 걷어냈다. 이 총리를 향한 의혹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총리는 우군 없이 홀로 망자(亡者)와의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은 한 매체가 보도한 '비타500' 공방에 집중됐다. 이 매체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24 재선거를 앞두고 기능성 음료인 비타500 박스를 당시 이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아가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음료 박스를 전달한 구체적인 방법과 장소, 시간을 특정해 보도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를 물고 늘어졌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 총리를 '거짓말 총리'로 몰아붙이며 제기된 의혹과 앞서 2일간 진행된 대정부 질문에서 이 총리의 발언이 달라진 점 등을 추궁하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의원은 "비타500 박스를 본 적 있냐"며 이 총리에게 질문을 던졌고, 같은 당 이미경 의원은 "총리직을 유지한 채 검찰조사를 받을 수는 없다"고 지적하며 총리직 사퇴를 요구했다. 새정치연합 김영주 의원은 "성 전 회장과 23차례나 만남을 가졌는데도 각별한 사이가 아니라고 할 수 있냐"며 공격의 고삐를 죄었고 정성호 의원도 전날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걸겠다"고 한 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증거를 입증할 책임은 검찰에 있다는 점을 들어 수사 독립성을 위해 총리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새누리당도 이 총리를 외면하고 있다. 새누리당 상당수 의원들은 국민 의혹 해소를 위해서라면 먼저 새누리당이 특별검사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옛 친이계(친이명박)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총리의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의원은 "막중한 책임이 있는 총리가 부패 혐의에 연루돼 있다"면서 "총리는 사실 여부를 떠나 검찰에서 밝혀질 일이니 정치적으로 국정의 막중한 책임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용태 의원도 기자회견을 통해 "작금의 사태는 국민적 신뢰가 무너져 국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당 지도부는 책임 있는 자세로 이 총리의 거취문제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직무 문제를 대통령에게 즉각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수영 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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