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봄나들이 날렸지만 대신 중국 여행 '횡재'
매일신문사가 조간 전환을 기념해 올 1월 6일부터 북방중국어학원과 내일투어 대구지사의 후원으로 마련한 독자와 함께한 '중국어, 100일의 도전'이 16일 막을 내렸다. 12명이 참가한 이번 도전에서 상하이 티켓은 곽필남, 정무환, 김현지 씨 등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 3명에겐 3박 4일 중국 상하이 자유 여행권이 주어진다. 주간매일은 매주 화'목요일 학원에서 중국어를 공부하는 이들의 모습과 에피소드 등을 지면을 통해 중계해 왔다. 상하이 티켓을 거머쥔 3명의 소감을 들어봤다.
◆정무환 씨=드디어 100일의 중국어 도전이 끝났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 했던가. 처음 공부하는 중국어가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뭔가를 배운다는 즐거움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중국어는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를 정도의 까막눈이라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다. 첫 수업시간에 우리말의 자음과 모음에 해당하는 성모, 운모 등을 배웠는데 너무 생소하고 어려웠다. 다행히 수업이 진행될수록 어렵게만 느껴지던 중국어의 벽이 조금씩 낮아졌다.
중국어를 배우면서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시간이 나면 인터넷 서핑이나 하면서 시간을 죽이곤 했다. 하지만 중국어를 시작한 이래 여유가 생기면 중국어 교재를 펼치는 습관이 생겼다. 바쁜 직장 생활 중에도 중국어 진도를 따라 가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는 수밖에 없어 생긴 버릇이다.
집에서도 중국어로 인한 기분 좋은 풍경이 생겼다. 아내는 목요일마다 주간매일에 나오는 '도전! 100일 중국어' 기사를 스크랩했다. 남편 사진이 신문에 나오는 것이 마냥 신기한 모양이었다. 신문에 난 사진을 보면서 아내와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 가족에게 보여주는 것 같아 뿌듯했다. 100일간의 중국어 도전은 회사생활과 병행하느라 조금은 힘들었지만 재미있는 도전이었다. 그리고 그 보상으로 중국 여행 티켓을 받았다. 배운 중국어가 현지에서 통할까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중국 여행이 기다려진다.
◆곽필남 씨=낯선 이방인에게 갖게 되는 묘한 과잉 감정으로 중국어를 시작했다. 100일 동안 햇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동굴 속에서 마늘만 먹고 꿋꿋이 견뎌 인간이 된 곰처럼 밤마다 주(酒)님을 멀리한 채 북방중국어학원 방민아 선생님의 열렬한 학생 페르소나로 살았다. 직장과 집안일, 그리고 학원까지 병행하려니 체력적으로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지만 가족의 전폭적인 이해와 응원에 힘입어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그 사이 봄꽃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세상 사람들이 축제에 들떠 있을 때도 화'목요일 밤에는 어김없이 그리고 변함없이 중국어 수업은 계속되었다. 행복한 봄나들이는 안타깝게 함몰되었지만 중국 여행이라는 또 다른 가치를 얻는 비용이 된 셈이다.
이번 기회는 도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 시간이었다. 이제 재미와 의미가 교차하는 그 무엇에도 두려움 없는 도전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설레고 벅차던 그날의 첫걸음을 기억하면서 내일도 '지아요!'(加油: 파이팅).
◆김현지 씨=홍콩 여행을 가서 손짓 발짓만 하다 왔던 것이 부끄러워 중국어를 배워보고자 지원했는데 운 좋게 중국 여행 특전을 가질 수 있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 생소한 발음과 낯선 성조와의 첫 만남은 걱정뿐이었지만 100일간의 도전이 끝난 지금, 중국어가 한결 친숙하게 느껴져 스스로 더 공부하고 싶어졌다. 영화를 볼 때도 예전엔 귀를 닫고 자막 읽는 것에만 집중했으나, 지금은 배우들이 말하는 중국어 한마디 한마디까지 어떻게든 들어보려 노력하고 있다. 실생활에서는 영화처럼 한글 자막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영화를 보면서도 아직은 아주 간단한 문장과 단어만 이해하지만 언젠가 좀 더 많은 문장을 이해하고 말하고 싶다.
100일이란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매주 2회씩 만났던 많은 좋은 분들과 함께 공부했기에 더욱 동기부여가 되고 노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매 과가 끝날 때마다 쪽지시험으로 평가해주신 좋은 선생님과 높은 출석률을 자랑하며 열정적으로 공부하신 학우분들 덕분에 나 또한 평소보다 훨씬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하고 쪽지시험을 공부할 수 있었다.
도전이 끝나 다음 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이 되면 허전하게 느껴질 것만 같아 아쉽다. 100일간 매주 만나 공부만 했던 것이 아니라 짬짬이 이야기하며 주전부리도 나눠 먹었고 회식도 했기에 이 도전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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