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가 '빈볼'(bean ball) 시비로 내내 시끄럽다. 12일 한화와 롯데전에서 한화 투수들이 의도적으로 롯데 황재균 선수의 몸에 두 차례나 공을 맞혀 경기가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져서다.
야구에서 종종 등장하는 빈볼은 흔한 표현대로 경기의 한 부분이다. 영어 'bean'은 콩으로 '머리'를 의미하는 속어다. '투수가 고의로 타자의 머리를 향해 던지는 공'을 뜻하지만 의도적으로 타자 몸을 맞히는 행위를 흔히 빈볼이라고 한다.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는 타자의 몸쪽을 향해 위협구를 던지다 몸에 맞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빈볼은 보복의 성격이 강하다. 상대의 경기 매너가 좋지 않을 때 일부러 빈볼을 던져 경고하는 용도다. 홈런을 치고 요란한 몸짓의 세레모니를 하거나 사인 훔쳐보기, 큰 점수 차 상황에서 도루하는 등 신사답지 못한 플레이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표시하는데 보통의 경우 크게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한화-롯데 경기처럼 정도가 지나치면 시빗거리가 되고 악감정이 남게 된다. 빈볼에 맞아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 미국 메이저리그의 사례처럼 머리에 공을 맞고 타자가 죽을 경우 문제는 더욱 커진다. 오래된 일이지만 국내 고교야구 리그전에서 빈볼에 맞아 선수가 사망하기도 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를 놓고 여야가 벌이는 행태가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야당의 대선자금도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면서다. 이 주장에는 새정치민주연합도 '털면 먼지 안 날까'라는 의도가 깔려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자연스레 야당도 대상에 오를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야당을 미리 걸고넘어지는 것은 정치 매너에서 어긋난다. 속담대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다. 야당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입 거칠기로 소문난 정청래 의원은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렸다. 이런 의혹 제기는 정당이 아닌 언론의 역할이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일이 다반사인 정치에서도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분명하다. 현단계에서 새누리당이 해야 할 것은 철저한 자기반성이다. 국민에게 먼저 머리 숙여 사죄해도 시원찮을 판에 '너는 뭐가 달라?' 고자질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빈볼'이다.
심판 역할은 추문의 당사자인 정당이 아니라 국민 몫이다. 누구를 경고하고 퇴장 명령을 내릴지는 국민이 판단하는, 국민의 권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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