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 것은 과거를, 꿈꾸는 것은 미래로 향해 있다. 나는 지금 미래로 열린 여행하기 좋은 도시 대구 중구를 꿈꾸며, 어렵게 다가온 관광도시의 초입에서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퍼포먼스를 한다.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고 쓴 깃발을 펄럭이며….
관광의 본질은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마음을 되찾는 것에 있다고 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낯섦을 즐기면서 얻어지는 지혜는 물리적 여행일 수도, 정신적 여행일 수도 있다. 또한 요즘 관광은 여러 곳을 두루 다니며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배우는 횡적 여행과 한 곳 한 가지 주제에 깊이 있게 집중하는 종적 여행까지 가능하니 세상 참 좋아졌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 만도 하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서 관광이 아닌 여행에다 방점을 찍는다. 여행은 낯선 곳에서 내밀하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넓은 세상을 보게 해 주고 기억하게 하고 기록하게 하는 과정이며 선물이다. 그 과정에 함께하는 따뜻한 여행지 대구 중구를 만들고 싶다.
우리 중구는 지난 10여 년간 사진만 찍으면 엽서가 되는 아름다운 중구를 만들려고 동성로를 시작으로 근대문화공간 디자인개선사업 등과 함께 전문가, 주민, 공무원들의 노력과 열정이 종횡으로 엮이면서 근대골목투어를 만들었다. 그 결과 관광 불모지라 불리던 대구에서 근대골목이 2012년 한국관광의 별이 되었고 올해도 김광석길을 포함해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는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도 자연경관을 중심으로 하는 산수형 관광지가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찾고 다듬고 드러내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무(無)에서 유(有)의 흐름인 창조적인 관광지를 만들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또한 지난 3월에는 전국 최초로 영'호남과 충북을 포함한 8개 자치단체장이 참여한 가운데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 위한 업무협약 체결을 이곳 중구에서 가졌다. 이 과정에서 근대골목과, 김광석길을 포함한 근대골목투어의 브랜드파워를 실감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자체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저마다의 노력이 치열하다는 사실도 확인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된 '2015년 한국관광 100선' 선정은 과정의 치열함으로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가평가에 더해서 빅데이터 7천200만 건을 분석, 결과를 도출했다. 그 과정을 거쳐 근대골목(연속 3년), 방천시장과 김광석길(신규)이 한국인이 꼭 가보고 싶은 관광지로 선정되었으니, 함께 축하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쯤에서 하나의 약속을 해야 한다. 오래된 관광지가 아니기에 주차장, 화장실, 숙박, 식당 등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을 찾아주는 방문객에게 참으로 고맙고도 미안하다. 앞으로 공공에서 해야 할 부분은 꼼꼼하게 챙겨서 보완해 나가겠지만, 관광객을 맞이하는 것은 현장의 주민들이니만큼 친절과 배려가 몸에 밴 관광지 주민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교통, 숙박, 음식, 친절 등 저마다 위치에서 저마다 할 수 있는 모든 측면에 해당하는 약속이어야 한다. 스스로 기분 좋았던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이다. 우리 주민의 방문객 맞이 수준이 높아지면 찾아오는 여행객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며, 그것은 다시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이 에너지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도심관광을 선도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우리나라 최고의 품격 있는 다운타운 여행지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지난 10여 년간의 치열한 노력이 관광을 향한 선순환 고리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관광 그 너머, 여행하기 좋은 도시라는 목표를 향해 함께 도전할 것을 제안 드린다.
윤순영 대구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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