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선생 구순 선물로 공원 조성" 달성군 '송해공원조성' 협약식

입력 2015-04-14 05:00:00

옥연저수지 일현장 주민 100여명 참석…"내년 완공 후 전국노래자랑 계획"

국민MC 송해 씨, 김문오 달성군수, 충주 석씨 문중대표가 만나 송해공원 조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달성군 제공
국민MC 송해 씨, 김문오 달성군수, 충주 석씨 문중대표가 만나 송해공원 조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달성군 제공

'영원한 오빠' 국민 MC 송해(89) 씨가 13일 대구 달성군을 방문, 옥포면 기세리 옥연저수지 일원에 만드는 '송해공원 조성(본지 3월 5일 자 6면 보도)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이 열린 이날 옥포면 기세리 옥연지 현장에는 송 씨의 처가 문중인 충주 석씨 주민들과 역내 사회단체 대표 등 100여 명이 나와 송 씨를 맞았다.

송 씨와 이곳 기세리 마을과의 인연은 6'25전쟁 때부터 시작됐다. 황해도 재령 출신인 송 씨는 부산으로 피란을 오자마자 국군에 입대했다. 통신부대로 배속된 송 씨는 현재의 달성공원 인근에 주둔했다. 송 씨는 전보를 받아 암호로 해독하고 이를 다시 타전하는 역할을 맡았다.

"'1953년 7월 27일 밤 10시를 기해서 모든 전선에 전투를 중단한다'는 말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내용도 모르면서 군사기밀이라고 하기에 손을 덜덜 떨며 전보를 쳤죠. 그것이 휴전을 알리는 '첫 전보'가 됐습니다."

그는 "당시 휴전 선포로 많은 북쪽 피란민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정작 휴전 전보를 직접 타전한 나는 남한에 영영 눌러앉게 됐다. 정말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전쟁통에 2년 6개월여 동안 대구에 머물면서 달성 옥포 출신인 부인 석옥이(83) 씨를 만나게 된 송 씨. 이 때문에 송 씨는 처가 쪽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었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 처지인 송 씨는 30여 년 전인 1983년, 처가 문중인 기세마을 뒷산에 부부가 묻힐 526㎡ 규모의 유택까지 매입해 놓은 상태다.

충주 석씨 문중으로 노인회장을 맡은 석을균(71) 씨는 "송 씨가 마련해둔 유택은 현재 장인과 처남 부부가 묻혀 있는 묘소와도 지척 거리이고, 앞으로 조성될 송해공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풍광이 좋은 곳"이라고 했다.

송 씨와 김문오 달성군수와의 각별한 사이 덕분에 송해공원이 성사됐다. 김 군수는 "내년까지 송해공원 조성사업을 마무리 짓겠다. 특히 내년에는 송해 선생이 구순에 드는 연세다. 이를 기념해 전국노래자랑을 송해 선생의 이름을 딴 송해공원에서 열고 싶다"고 했고, 송 씨는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달성 김성우 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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