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D-1년] 벌써부터 뜨거운 대구 총선…관전 포인트는?

입력 2015-04-13 05:00:00

그래픽 김은미 기자
그래픽 김은미 기자

내년 총선을 1년 앞둔 현재 대구지역 여야의 출마희망자들이 벌써부터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은 대구 12명, 경북 15명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 이를 반영하듯 내년 총선 출마예정자 대부분이 새누리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따라서 20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이 텃밭을 모두 지킬 수 있을지가 관심이며, 반대로 야당이 새누리당 아성을 허물고 의석을 차지할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이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경북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은 대구 수성갑 선거구로 꼽힌다. 또 대구의 경우 초선 7명이 얼마나 살아남을지, '포스트 박근혜'를 노리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4선 여부, 전직 국회의원들의 재도전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①與 텃밭에 '김부겸 열풍'…19대때 40.4% 득표 뺏겨, 새누리 강력 대항마 준비

◆대구발 폭풍의 진원지 '수성갑'

내년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대구 수성갑이다. 새누리당이 '김부겸 열풍'을 잠재우고 수성할지, 아니면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여당 텃밭을 무너뜨릴지가 관심사다.

새누리당은 수성갑이 '폭풍의 진원지'가 될 수 있어 자칫 방죽이 무너지면 대구권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대항마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운 김부겸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40.4%에 이르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지난해 대구시장 선거 때는 40.3%를 득표했지만 새누리당이 강력한 대항마를 내세울 경우 당선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강은희 비례대표 의원,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박영석 전 대구MBC 사장,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정순천 대구시의회 부의장 등이 출마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꾸준히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출마를 요청할 경우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②유승민·최경환·김문수 '대권 등용문'…4선 고지 밟고 대선 후보로, 인물난 지역 정계에 활력

◆'포스트 박근혜'는 누가

대구경북의 '포스트 박근혜'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대권 후보자가 부상할 전망이다. 4선을 노리고 있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후보군이다. 유 원내대표와 최 부총리가 모두 3선인 상황에서 20대 총선 관문을 통과하면 대권 고지를 향해 나아갈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지금까지 유 원내대표와 최 부총리가 물밑 경쟁을 했다면 내년 총선을 기점으로 대권을 향해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수성갑에 출마하고 당선될 경우도 유 원내대표와 최 부총리와 함께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 이후 대구경북의 맹주로 자리매김할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두 중견 정치인이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차기 대권후보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③민심 얻은 '3선 구청장'…곽대훈·윤순영·임병헌 등 공천 룰따라 출마 저울질

◆자치단체장 출마도 주목

대구지역 3선 구청장들의 내년 총선 출마도 관전 포인트다. 3선 구청장은 곽대훈 달서구청장과 윤순영 중구청장, 임병헌 남구청장 등 3명이다.

곽 구청장은 아직까지 출마 의사를 비치지 않고 있지만 출마를 결심할 경우 주변에서는 달서갑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곽 구청장은 10여 년간 구정을 이끌어 주민들의 인지도가 높다. 윤 구청장과 임 구청장도 아직까지 출마 의사를 나타내지 않고 있지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명의 청장은 지방선거 후 임기 절반도 못 채우고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고 새누리당 공천 룰에 따라 출마가 원천봉쇄될 수도 있다.

④치열한 '상향식 공천'…'여론 지지' 핵심 키워드로, 벌써부터 당원 확보 주력

◆현장은 벌써 총선 표밭갈이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19대 때보다 더 강화된 상향식 공천 방식이 도입될 것으로 보이면서 현역 의원과 도전자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경쟁자들이 일찌감치 지역구에 상주하면서 책임당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의원들이 예전 총선보다 빨리 지역구 챙기기에 나선 것은 20대 총선이 상향식 공천으로 치러질 경우 당 지도부의 뜻보다는 당원과 여론의 지지가 공천의 핵심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역구 관리를 위해 지역에서 살다시피 하는 의원들이 많다. 총선 도전자들은 대규모 책임당원 확보로 현역의원들에게 맞불을 놓고 있다.

최근 대구 북구을과 달서을 지역구를 중심으로 수천 명의 당원이 신규로 입당해 현역 의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북구을의 경우 신규 당원은 3천여 명에 달한다. 20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주성영 전 국회의원 측에서 확보한 당원으로 알려졌다. 달서을에서도 800여 명이 한꺼번에 입당했다. 이들 신규 입당자들은 달서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측에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역 국회의원 사무실 관계자들은 "앞으로 책임당원 확보전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⑤재기 의지 불태우는 'OB'…주성영·박창달·배영식 등 산행·주민행사 등 눈도장

◆전직 의원들의 재입성 여부

'여의도 재입성'을 노리는 전직 국회의원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이들은 여야 정치권의 상향식 공천제 도입을 이용해 내년 총선에서 재기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출사표를 던진 전직 의원들 중 얼마나 복귀할지도 내년 총선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상향식 공천제는 현역 못지않게 전직 의원들에게 유리한 제도다. 전직 의원들은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명규 전 의원은 적극적으로 북구갑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전 의원은 내년 출마를 결심하고 주민들에게 인사를 다니고 있으며, 달서구 용산동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을 북구로 옮길 계획이다.

북구을에는 주성영 전 의원이 지난해 4월 집을 북구로 이사하면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무료 법률 상담을 해오는 등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 전 의원은 주말 산악회 등 모임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으며, 한 달에 40~50건의 무료 법률 상담을 하고 있다.

박창달 전 의원과 배영식 전 의원도 각종 주민행사에 참석하면서 지역 내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곽성문 전 의원도 내년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직 의원들은 지역구 주민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상향식 공천이 이뤄지면 전직 의원들이 현역에 비해 불리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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