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사실일까? 정치권 태풍 속으로…

입력 2015-04-11 05:44:25

자원외교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숨진 채 발견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현 정권의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과 친박계 핵심 인물 등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한 '성완종 리스트'가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정국이 태풍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성 전 회장의 '폭로'가 정권의 심장부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벌집을 쑤신 듯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특히 10일 검찰이 성 전 회장의 메모에 5, 6명의 이름이 담겨 있다고 발표하고, 정가에 '허태열 7억, 김기춘 10만달러, 유정복 3억, 홍문종 2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이병기, 이완구'라는 메모가 돌면서 정권 실세들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 착수 가능성까지 제기돼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는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4'29 재보궐선거에 큰 악재다. 거명된 인물들 대다수가 친박계 핵심들이어서 현 정부의 도덕성에도 큰 상처가 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 같은 의혹이 계속 확산하거나 조금이라도 사실로 드러나면 내년 총선과 후년 대선에까지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여권 입장에서는 박근혜정부 3년 차를 맞아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각종 국정개혁 과제 추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역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이번 사태가 재'보선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특히 친박 주류 인사들은 성 전 회장과 거리를 두며 의혹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성완종 리스트'를 계기로 여권을 향한 총공세에 나섰다. 여권을 코너로 몰아넣을 '한 방'을 잡지 못해왔던 야당으로서는 이번 사건을 정국을 반전시킬 회심의 카드로 삼으려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앞으로 재보선 지원 유세에서도 이번 사건을 적극적으로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야를 떠나 관련 의혹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새누리당 초'재선 국회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소속 의원 6명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검찰의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한 뒤 "성 전 회장의 금품 메모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 핵심 실세들이 망라된 한국 정치사의 최대 부패 스캔들로 성역 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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