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읍성 돌 상징 사업 추진 2017년 재탄생

입력 2015-04-10 05:00:00

110년 세월 건너 어떤 모습일까

대구 중구청이 과거 대구 읍성에 사용됐던 돌 수백 개의 활용 방안을 고심 중이다.

대구 읍성은 외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선조 23년(1590년) 동성로, 서성로, 남성로, 북성로를 따라 약 2.7㎞ 길이로 세워졌다. 수차례에 걸친 왜군의 침략으로 점점 훼손되던 읍성은 영조 12년(1739년) 성벽돌, 장방형 건물석, 장대형 건물석 등의 돌을 사용해 재건됐다. 이때부터 160년 넘게 대구의 중심을 지켰던 읍성은 1907년 친일파 관리 박중양과 일본인들에 의해 철거됐고 그 뒤 아무도 읍성 돌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채 주택, 건물을 짓거나 골목 하수구 마개 등으로 방치돼왔다.

이에 중구청은 시민들의 힘으로 읍성이 재건될 수 있도록 돌을 모았다.

지난 2008년 2월부터 '읍성 돌 모으기 운동'을 펼쳐 재건축, 건축물 철거 공사 현장에서 읍성 돌 수십 개를 발견하기도 했고, 시민들도 스스로 정원석이나 계단으로 썼던 돌을 하나둘씩 기증했다.

여기에 지난해 5월에는 '대구읍성 조성사업'에서 바닥 교체 작업을 하던 중 이곳이 과거 읍성 터였음을 상징하는 기저부와 읍성 돌 수십 개가 나왔다.

이렇게 모인 돌들은 지금까지 총 400개가 넘어 중구청 주차장 한쪽에서 천막에 싸인 채 8년째 보관 중이다.

중구청은 내후년이 읍성이 철거된 지 1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인 만큼 400여 개의 돌로 대구 읍성을 상징할 만한 활용처를 고민 중이다.

지난해 읍성 조성사업 공사 중 발견된 북성로 일부 구간에는 방탄유리를 깔아 행인들이 유리를 통해 읍성 돌과 읍성 터를 직접 볼 수 있도록 '거리박물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거리박물관은 현재 설계 용역 단계로 이달 중으로 첫 삽 뜨게 되면 올 하반기에는 문을 열 수 있을 전망이다.

대구시민회관 건너편에도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이 읍성을 떠올릴 만한 사업을 구상 중이다. 현재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인 59m 길이의 '시민회관 남편 도로'가 들어서게 되면 1천500㎡에 이르는 지역이 교통섬으로 되는 만큼 이 터에 돌로 읍성 원형을 살린 조형물을 만들거나 대구를 상징하는 미니어처, 읍성 돌을 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 설립 등을 검토 중이다.

윤형구 중구청 도시관광국장은 "시민들이 110년 전의 읍성의 모습을 도심에서 쉽게 감상한다면 근대골목에 이어 대구 역사를 또 한 번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읍성 돌도 최대한 훼손시키지 않고 전문가들의 충분한 자문을 통해 읍성의 원형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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