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예천서 3년째 7080 음악 재능기부 '3인방'

입력 2015-04-09 05:00:00

권예성 조원희 조진섭 밴드 결성

예천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음악회
예천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음악회 '동행'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7080노래와 문화'예술계 소식을 전해 주고 있는 재능기부 삼총사. 왼쪽부터 건반을 맡고 있는 조진섭 씨, 기타와 노래를 담당하는 권예성 씨, 색소폰을 연주하는 조원희 씨. 예천 권오석 기자

"주민들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면서 문화'예술 소식을 전해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8일 오후 예천군 예천읍 남본리 남산공원 앞 지하 1층에 마련된 노래 연습실. 오는 5월부터 시작되는 가족과 함께하는 음악회 '동행' 공연을 앞두고 중년 남성들의 밴드 연습이 한창이다. '이름 모를 소녀' '하얀나비' 등 통기타와 색소폰 선율이 어우러진 7080 히트송들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악기의 아름다운 선율과 절절한 노랫말이 심금을 울렸다.

지역민들의 문화저변확대를 위해 뭉친 이들 3인방은 예천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이다. 노래와 기타는 권예성(54)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예천지회 사무국장이 맡고, 조원희(53'자영업) 씨와 조진섭(52'건설업) 씨가 각각 색소폰과 건반을 연주한다. 특히 지역에서 가수 겸 작곡가로 활동하는 권예성 씨는 KBS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선에 참가한 실력파 가수로 지역축제행사 등에 출연하는 전문 싱어송라이터다. 타이틀곡 '꼭꼭꼭' '나의 사랑' '여자여자' 등 예천에선 꽤 잘나가는 가수다.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난 권 씨 등 3인방은 귀향 후 지역민들을 위한 봉사를 고민하다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음악으로 재능기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은 일주일에 이틀 이상을 연습에 투자한다. 모이면 2, 3시간씩 화음을 맞추며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주로 어르신들과 중년들이 좋아하는 7080 노래가 주를 이룬다.

'동행' 공연은 지난 2013년 시작해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지난해는 6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수요일 총 20회를 공연했다. 매회 공연마다 평균 400~500여 명의 관객이 모일 정도로 지역에서 인기다. 동행은 이들 세 명을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재능기부 형식으로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무대에 올라 재능기부를 한 문화예술인만 160여 명에 달한다. 올해도 여러 문화예술단체들이 무대에 오르려고 줄을 섰다.

이들의 재능기부에 예천군은 예산지원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시민들과 어울리는 공연을 위해 예산지원을 마다했다. 그러자 군은 예천읍 한천둔치 내 도효자 마당에 동행 공연을 위한 작은 무대를 설치해 주었다. 이기성 예천군 문화관광과장은 "동행 음악회가 한여름밤 내내 군민들의 휴식처로 심신을 달래주고 가물에 단비 같은 생활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고 호평했다.

올해는 5월 6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9월까지 매주 수요일에 공연을 할 예정이다. 권예성 씨는 "공연 한 달 전부터 동행 공연에 출연하기 위한 지역 예술인들의 섭외가 줄을 잇고 있다"며 "관객들의 사랑과 박수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공연봉사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예천 권오석 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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