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가계대출 750조 넘어…1,2월 증가액 작년의 4배

올해 1, 2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를 넘어섰다.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거래 부활에 힘입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이끈 것이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대구 7천억원, 경북 4천억원, 부산 3천억원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7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을 보면 2월 말 기준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50조3천억원으로 올 1월보다 3조8천억원 증가했다. 올해 2월 설 연휴로 영업일이 17일밖에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액은 연휴가 없었던 지난해 2월보다 오히려 8천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 1월 가계대출도 이례적으로 증가한 바 있다. 올 1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보다 7천억원 증가해 1월 기준으로는 사상 처음 전달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원래 1월은 유난히 주택거래도 적고 연말 상여금이 지급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례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1, 2월을 합산한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말보다 4조4천억원 늘면서 지난해 1, 2월 증가액인 1조원의 4배가 넘었다.

이는 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기인했다. 1, 2월 중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5조5천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 등 그 밖의 예금은행 기타대출은 같은 기간 1조6천억원 감소해 주택담보대출과 대비를 이뤘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1, 2월 가계대출은 6천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 2월 증가액 1조7천억원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세가 지속되는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금융 규제 완화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주택거래가 활성화할 조짐인데다 '전세난'에 지친 임차인들이 주택매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올해 1, 2월 수도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5천억원에 달했다. 비수도권도 1, 2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지난해 8천억원에서 올해 1조9천억원으로 늘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