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과 팀 꾸려 낙찰 노려…최고가 입찰방식 "한번 해볼만"
면세점이 유통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대구공항 면세점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구공항의 이용객이 두 배 가까이 느는 등 갈수록 공항이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9월 공항 면세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항공사의 면세점 입찰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커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지난해 3월~올해 2월) 대구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23만7천815명(항공편 1천827편)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2013년 3월~올해 2월) 14만2천685명(1천238편)보다 무려 66.7%(9만5천130명)나 늘었다. 전체(국내+국제) 이용객 수도 2012년 111만290명에서 지난해 153만7천597명으로 급증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익을 내는 알짜 사업이다 보니 유통 업체마다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입찰 방식 등 칼자루를 쥐고 있는 공항공사의 입장에 따라 비상하고 추락하는 업체들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대구공항은 현재 최고가 입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는 "면세점 입찰에 대해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지만 정부를 상대로 계약하는 법률에 따라 최고가 입찰 방식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공항 면세점 사업자는 한국공항공사가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한 뒤 이후 관세청의 심사를 거친다. 대구공항 면세점도 같은 절차를 따른다.
하지만 중소면세점 사업자들은 공항공사가 고수하는 입찰 방식은 투기적, 사행적인 '묻지 마' 입찰을 초래할 수 있어 부작용이 크다는 입장이다. 한 면세점 사업자는 "면세점 사업은 자금력뿐만 아니라 브랜드 유치 등 상품 기획'구성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높은 금액을 써낸 업체가 면세점을 가져간다면 바지 영업 등 또다시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만의 리그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입찰가와 면세점 운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종합심사제 입찰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지난해 8월 신규 사업자 2곳을 선정한 A공항의 면세점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해 10월 경쟁 업체 대비 2배가 넘는 임대료를 제시한 전라도의 B공항 면세점 임대사업자는 관세청이 사업능력에 의문을 제시, '특허'를 거부하는 사태를 낳기도 했다. 다른 한 항만의 면세점은 국내 중소기업이 사업권을 땄으나 실질적 소유자는 일본의 대기업 면세점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정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지난해 3월 공항 면세점에 대해 기존의 '최고가 낙찰 방식'과 함께 사업능력을 함께 평가하는 '종합평가 방식'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 바 있다.
한편 대구시내 면세점 사업자인 그랜드호텔은 대구공항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잰걸음을 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로펌과 함께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별도 팀을 꾸려 입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지방 공항의 경우 롯데, 신라, 워커힐 등 기존 대기업 사업자들이 중소면세점 사업자와의 상생협약을 맺고 기존 특허 만료 시 신규 사업자 선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랜드호텔 조성민 대표이사는 "이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상당한 노하우와 MD 구성능력을 쌓은 만큼 9월 대구공항 면세점 입찰에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랜드호텔이 대구공항 활성화에 기여하고 지역 자본 유출을 막는 기회를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그랜드호텔에 고배를 마신 대구백화점은 아직은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백화점 측은 "공항 면세점 사업은 주류와 화장품, 민속품 등이 주를 이뤄 명품을 지향하는 백화점과는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입찰에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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