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며느리? 요즘 봄볕엔 아무도 안 보내요

입력 2015-04-07 05:00:00

피부 노화 자외선A 많아, 강도 약해 대부분 무신경

"봄볕은 며느리를 쬐고 가을볕은 딸을 쬔다."

속담에 틀린 말이 없다고 한다. 따뜻한 봄철 야외에서 장시간 피부 노출을 하면 자칫 각종 피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봄볕은 기상학적으로 다른 계절보다 피부에 더 해로워 나들이 때는 자외선 차단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 봄, 가을볕의 세기는 겨울철보다 강하다.

봄철 태양 고도는 겨울보다 높아지게 돼 단위 면적당 지표면에 내리쬐는 볕의 세기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자외선이 사계절 중 가장 많은 시기도 봄이다.

태양의 자외선 종류에는 A(UV-A), B(UV-B), C(UV-C)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자외선 C는 오존층에서 흡수돼 피부에 악영향을 주지 않지만, 문제는 자외선 A와 B다.

자외선 B는 빛의 파장이 짧은 대신 파괴력이 강해 조금만 노출돼도 피부가 검게 타거나, 기미나 주근깨가 생긴다.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은 자외선 A다. 빛의 파장이 길어 피부 진피까지 침투할 수 있고 지표면에 내리쬐는 양도 자외선 중 가장 많다. 하지만 강도가 약해 사람들이 뜨겁게 느끼지 않아 차단을 소홀히 하게 돼 피부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질 수 있다.

노희종 기상청 기후변화감지센터 주무관은 "태양 고도, 지구 공전 주기를 고려했을 때 봄철에 자외선 A 파장이 지표면에 가장 많이 노출된다"며 "봄볕을 포근하다고만 착각해 자외선 차단에 소홀하면 피부 노화가 빨리 올 수 있어 '봄볕은 며느리를 쬔다'는 옛말이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했다.

기상청은 3월부터 11월까지 매일 자외선 지수를 5단계로 나눠 발표하고 있다.

또 봄철에는 피부가 겨울을 지나면서 자외선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져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원주 경북대병원 피부과장은 "특히 봄철 자외선 차단에 신경 써야 한다. 비타민D 합성을 위해서는 반소매, 반바지를 입고 햇볕이 가장 잘 드는 곳에서 하루에 5분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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