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24만2000원…대구 사교육비 줄었다

입력 2015-04-07 05:00:00

악회되는 서민 체감경기에 사교육 판도 바뀌나

학구열이 높은 대구에서 사교육비 비중이 점점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악화되는 서민 체감 경기와 무관치않아 보인다. 전국적인 현상으로는 공부보다 예체능계 사교육비가 늘고 있고, 고소득자일수록 사교육비가 증가되는 등 교육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감지된다.

◆대구 학구열 꺾이나

통계청이 최근 조사한 '2014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의 사교육비는 평균 24만2천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국 평균 24만2천과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전국 평균이 전년도인 2013년 23만9천원보다 3천원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대구의 사교육비는 줄어든 셈이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수를 나타내는 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2013년 71.9%에서 1.6%포인트(p)가 감소한 70.3%에 그쳤다. 전국 평균이 0.2%p 줄어든 것에 그쳤으나 대구는 무려 1.6%p가 떨어진 것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세 번째로 사교육 참여율이 많이 떨어졌다.

대구의 사교육비를 서울과 비교해보면 2013년 8만6천원 차이가 났지만 지난해 9만3천원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이에 비해 경북은 사교육비가 소폭 늘고 있는 추세다. 2013년 18만7천원에 불과하던 사교육비가 1년 사이 19만1천원으로 증가했다. 참여율도 64.3%에서 0.2%p 소폭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경북의 사교육비는 전년대비 전국 평균 상승률 1만1천원보다 많은 1만9천원을 기록했다.

사교육비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EBS교재 구입비를 줄이거나 어학연수를 가지 않는 방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2010년 EBS교재 구입비는 2천3억원에서 지난해 1천704억원으로 대폭 줄었고, 같은 기간 어학연수 참여율도 매년 0.1%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학교에서 진행하는 방과 후 학교에는 꾸준히 매년 1조2천억원 사용되는 등 큰 변동이 없었다.

▶부익부 빈익빈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전년에 비해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지출은 증가한 데 비해 중위소득 계층은 감소했다. 월평균 소득 100만~200만원 미만 계층에서는 무려 7.8%(11만1천원→10만2천원)를 줄인 반면 700만원 이상 계층에선 오히려 3.1%(41만5천원→42만8천원) 늘렸다.

300~400만원 미만 계층에서도 사교육비 지출은 4.0%(22만1천원→21만2천원) 감소했으나 600만~700만원 가구에서는 2.2%(35만9천원→36만7천원) 증가했다.

가처분소득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했다. 초'중'고생 자녀 1명을 둔 경우 월평균 사교육비(24만2천원)가 가구당 가처분소득(349만8천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다.

자녀 2명을 둔 가구는 13.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녀 2명을 기준으로 한 가처분소득 대비 사교육비 비중은 2009년 17.3%를 기록한 이래 2010년 16.2%, 2011년 15.4%, 2012년 14.2%, 2013년 14.1%, 2014년 13.8%로 감소세를 보였다.

사교육 참여 학생들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0만원 이상'이 1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30만원 지출은 13.7%, 10만원 미만은 8.0%를 차지했다. 고소득 계층과 예체능 분야에서 사교육비가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공부보단 예능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또 다른 특징은 국어'영어'수학 등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줄고 음악'체육 등 예체능 사교육비는 늘었다는 점이다. 학생 1인당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19만1천원으로 전년대비 0.2% 감소한 반면 예체능은 5만원으로 7.0% 상승했다.

2009년(19만7천원) 이후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2010년 19만5천원에서 2013년 19만1천원으로 꾸준히 감소한 반면 예체능은 2012년(4만2천원)을 제외하면 증가세를 보였다.

학교급별로 봐도 예체능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7.4%(7만4천원→7만9천원), 중학교 0.5%(2만2천원→2만2천원), 고등학교 4.3%(3만2천원→3만3천원)로 모두 증가했다. 참여유형별로도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전년에 비해 학원수강(-0.8%), 개인과외(-1.6%), 그룹과외(-1.6%) 모두 감소했지만 예체능은 학원수강(5.7%), 개인과외(15.7%), 그룹과외(23.0%) 모두 증가했다.

일반교과 사교육 목적은 학교수업 보충이 36.7%로 가장 높았고, 선행학습(25.0%), 진학준비(18.3%), 불안심리(14.1%), 보육 등 기타(6%)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예체능 교과의 사교육 목적으로는 '취미'재능계발'이란 응답이 60.3%로 가장 많았고, 보육 등 기타 목적(12.1%), 친구 사귀기(10.6%), 진학준비(9%) 순으로 조사됐다.

박상전 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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