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는 '자족도시'…이시아폴리스엔 학교·소방서·주민센터가 없다

입력 2015-04-06 05:00:00

단지조성 업체 청산절차 들어가

'자족도시라고 홍보하더니….'

대구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단지 내 아파트 입주민들이 사전 홍보와 다른 부족한 기반 시설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아파트 입주가 계속 진행되면서 인구는 급증하고 있는데도 학교와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이 부족한 때문이다. 또 단지 조성을 했던 ㈜이시아폴리스가 청산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반시설 조성이라는 책임을 다하지 않고 떠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012년 10월부터 시작된 이시아폴리스 단지 내 더샵 아파트 입주는 지난해까지 마무리됐다. 이로 인해 인구가 급격하게 늘었다. 동구청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으로 불로'봉무동 인구는 2만5천365명(9천360가구)으로 입주 전인 2012년 3월 1만4천245명(5천636가구)보다 78%(1만1천120명)나 증가했다.

이시아폴리스 단지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중학교 부족이다. 봉무동에는 봉무(34학급 1천24명)'해서(22학급 452명)'영신(24학급 857명) 등 초등학교가 3곳이지만 이 학생들이 진학할 중학교는 영신중학교(24학급 901명) 한 곳이 전부다.

초등학교 3곳의 6학년은 377명(13개 학급)인데, 이들이 진학할 영신중학교의 1학년은 263명(8개 학급)에 그친다. 특히 초등학교 3곳의 3~6학년은 각각 360~380명 수준이지만, 초등학교 3곳의 1학년은 411명, 2학년은 429명으로 훨씬 많아 중학교 부족 문제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태왕아너스타워(549가구)가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고 더샵 5차 아파트 분양까지 진행되고 있어 향후 중학교뿐 아니라 초등학교까지도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주민들은 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다른 동이지만 주위에 공산'불로'입석중학교가 있기 때문에 당장은 중학교 건립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른 공공시설들도 당초 계획과 달리 들어서지 않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돼 있는 상태다.

2차 아파트 인근의 119안전센터 부지(983㎡)는 예산 부족으로 대구소방안전본부에서 매입을 못하고 있고, 1차 아파트 단지 옆의 경찰지구대(701㎡) 부지는 경찰에서 매입했지만 건립 계획 없이 나대지로 방치돼 있다.

동주민센터 부지(700㎡)도 구청이 매입했지만 불로동의 현재 주민센터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구청에서 이전을 포기했다. 구청은 주민센터 부지 용도를 아동 관련시설로 변경한 뒤 올해 1월부터 육아종합지원센터(지하 1층 지상 3층)를 짓고 있다.

주민 김모(50) 씨는 "자족도시를 표방하고 들어섰지만 입주가 끝난 현재까지도 기본적인 행정'치안'소방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며 "이시아폴리스가 땅만 판 뒤 법인을 청산한다면 약속했던 공공시설 설치는 더 어렵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기반 시설 조성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시아폴리스 법인은 청산절차에 들어갔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태익 이시아폴리스 대표이사가 임기만료를 이유로 자리를 떠났고, 직원도 한때 25명에서 지금은 4명까지 줄어든 상태다. 법인 청산에 필요한 인력만 남기고 모두 그만둔 것.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시아폴리스 관리기관인 대구시 관계자는 "시가 나서서 119안전센터 부지를 사들일 계획이기 때문에 공공시설이 들어설 땅은 모두 해당 기관에 넘어가게 된다"며 "앞으로 각 기관이 부지 목적에 맞게 시설 계획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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