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 내 집 마련 30대 〉40∼50대

입력 2015-04-06 05:00:00

주택 주력구매층 세대 교체…비싼 전세살이 지친 젊은층 담보 대출 1년새 24%↑

'에코붐 세대'인 30대가 주택시장의 새로운 주요 구매층(본지 3일 자 1면)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난 심화로 빚을 내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30대의 대출잔액 증가율이 40,50대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39세 이하의 대출 잔액은 54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44조4천억에 비해 10조4천억이 증가했다. 1년 새 무려 23.6%나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11.6%를 기록한 40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물론 7%대에 그친 50,60대의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30대 이하의 대출 잔액이 늘면서 이들의 대출금이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7%로 늘었다. 같은 기간 50대의 비중은 28.9%(61조9천억원)에서 27.7%(66조9천억원)로 감소했고, 60대 이상의 비중은 16.1%(34조5천억원)에서 15.4%(37조2천억원)로 줄었다. 가장 비중이 큰 40대도 34.3%(73조6천억원)에서 34.1%(82조2천억원)로, 비록 적지만 감소세였다.

이른바 에코붐 세대로 불리는 30대 젊은 층의 대출이 늘어난 것은 '생애 첫 주택' 구매자금으로 은행 돈을 많이 빌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포함된 가구수는 전국적으로 627만 가구(전체 가구의 36.1%)에 이르며, 갈수록 강력한 주택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재무상담클리닉 허수복 부센터장은 "주택시장에서도 베이비붐 세대와 에코붐 세대 간의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결혼연령대가 20대에서 30대로 넘어오면서 에코붐 세대가 주요 주택 수요층으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물량 자체를 찾을 수 없게 되자 아예 주택 구매로 눈을 돌린 30대가 늘어난 것도 큰 이유로 꼽힌다.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이진우 소장은 "최근 투자목적으로 주택을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데다 전셋값 상승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금 여력이 탄탄하지 않은 30대가 무리하게 집을 샀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조성희 부동산 중개사는 "금리가 인상되거나 금융 위기처럼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칫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어 상환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창희 기자cchee@msnet.co.kr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에코붐 세대 = 베이비붐(1950~59년) 세대가 낳은 자녀로 1979~1992년 사이에 태어났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메아리(echo)처럼 다시 출생붐을 일으켜 태어난 세대라는 뜻. 이들이 포함된 가구 수는 현재 전체가구의 36.1%에 이를 정도로 많아 결혼시장은 물론 주택시장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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