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젊은이들 중에서 한식(寒食)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밸런타인데이, 핼러윈데이 등과 같은 외국의 기념일은 잊지 않고 챙기는 반면, 우리 명절인 한식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한식은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명절 중의 하나이며, 동지 후 105일째 되는 날로 올해 한식은 4월 6일이다. 한식의 유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춘추시대의 인물인 개자추(介子推) 설화이다. 개자추는 망명해 있던 진(晉)나라의 공자 중이(重耳)를 위해 헌신했고, 중이는 마침내 진문공(晉文公)으로 즉위했지만, 개자추에게는 아무런 벼슬을 내리지 않았다. 분개한 개자추는 면산(聃山)으로 은둔했고, 뒤늦게 이를 깨달은 진문공이 개자추를 등용하려 했지만, 그는 세상에 나오기를 거부했다. 진문공은 개자추를 나오게 하기 위해 산에 불을 질렀으나, 끝내 나오지 않고 타죽고 말았다. 그래서 개자추를 기리기 위해 불을 사용하지 않고, 찬 음식만을 먹는 한식이 시작되었다는 설이다.
다른 하나는 고대의 개화(改火) 의례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원시 사회에서는 오래된 불은 생명력이 없고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를 끄고 새 불을 만들어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 개화 의례를 주기적으로 행했는데, 한식이 바로 구화(舊火)의 소멸과 신화(新火) 점화까지의 과도기라는 설이다.
한식은 농사를 준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소를 부려보기도 한다. 또 한식의 날씨를 살펴서 그해 시절의 좋고 나쁨이나 풍흉을 점치기도 한다. 한식에 날씨가 좋고 바람이 잔잔하면 시절이 좋거나 풍년이 든다고 하며, 어촌에서는 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한식은 귀신이 꼼짝 않는 날로 산소에 손을 대도 탈이 없는 날이라고 해서 산소에 개사초(改莎草: 잔디를 새로 입힘)를 하거나 비석 또는 상석을 세우고 이장을 했다.
이번 한식에는 자녀들을 데리고 성묘하러 가서 개사초 작업도 하고 하루쯤 차가운 밥을 먹어보면서 한식의 의미를 알려주는 건 어떨까 싶다.
안상준(농협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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