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화이트갓/파울볼/팔로우

입력 2015-04-03 05:00:00

#화이트갓

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한 헝가리 영화.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은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유기견의 복수 스릴러를 통해 유럽 사회에 팽배한 인종차별주의를 은유한다. 엄마와 사는 10대 소녀 릴리의 유일한 친구는 애완견 하겐이다. 하겐은 잡종견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헝가리 정부 정책 때문에 릴리가 잠시 기거하게 되는 아버지 집에서 쫓겨난다. 릴리는 버려진 하겐을 찾기 위해 길거리를 떠돈다. 한편, 버려진 하겐에게는 엄청난 수난이 시작된다.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도망친 하겐은 어떤 중년남자의 손에 넘어가 학대를 당하며 투견이 된다. 끈질긴 생존력으로 살아남은 하겐은 인간을 점점 적대시하게 된다. 액션, 스릴러, 공포, 모험, 드라마가 복잡하게 얽힌 영화는 개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인간과 유기견 떼는 공존할 수 있는가.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패러디한 마지막 장면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파울볼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좌절을 그린 야구 다큐멘터리.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에서 프로야구선수로 뛰었던 최향남, 국내 프로야구 신인왕 출신 김수경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과 헬스 트레이너, 대리 운전기사 출신의 선수들이 모인다. 오직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이들이 야신 김성근 감독을 따라 한국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에 입단한다. 지옥훈련을 견뎌내며 프로야구단 진출만을 꿈꾸는 선수들은 3년 만에 90승 25무 61패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총 31명이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이룬다. 다음 시즌을 희망차게 준비하던 선수들은 2014년 9월 11일에 갑작스러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외인구단의 패자부활전을 담고자 했던 애초 영화의 기획과 달리 고양 원더스는 해체되어 버리고, 영화 후반부는 고뇌하는 김성근 감독의 모습을 주로 다룬다. 가까이에서 기록된 노장 감독의 고군분투는 세상의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하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팔로우

주인공의 감정에 따라 관객 역시 옥죄어 오는 공포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게 하는 빠른 호흡의 공포영화. 열아홉 살 제이는 멋진 남자친구와 근사한 데이트를 한 그날 이후, 누군가 자신을 따라다닌다는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불안에 떨게 한 것은 자신을 따라다니는 존재가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 수 없는 정체는 언제 어디서나 제이 앞에 나타나 그녀의 일상을 서서히 옥죄어오고, 악몽보다 더한 공포와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 기이한 저주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않으면 그것은 죽을 때까지 쫓아올 것이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카를로비바리와 토론토영화제 등 다수의 나라에 초청되었고,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큰 화제를 낳았다. 영화는 끝날 때까지 쉴 틈 없이 긴장감을 몰아가며 소름 돋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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