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에게서 이승엽의 향기가 난다…kt전 첫 홈런

입력 2015-04-01 21:52:34

윤성환 6이닝 무실점…삼성, kt에 5대1 승리

1일 수원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1사에서 삼성 구자욱이 kt 정대현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1일 수원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1사에서 삼성 구자욱이 kt 정대현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다른 팀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자 kt 위즈의 우완투수 박세웅을 지목했다. "제구력이 좋아 탐나는 선수"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박세웅은 류 감독의 새까만 경북고 후배이기도 하다.

박세웅은 1일 수원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류 감독의 선수 보는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자신의 프로 첫 경기에서 3회까지 퍼펙트 피칭으로 삼성 핵 타선을 꽁꽁 묶었다. 시범경기에서 기록했던 11이닝 무실점의 완벽투가 재연되는 듯했다.

하지만 '만우절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 타자들은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나자 본색을 드러냈다. 5대1로 승리를 거둔 이날 경기에서 4회에만 4득점 하며 2연승, 관록의 힘을 보여줬다.

4번 타자 최형우는 나바로와 박석민의 볼넷으로 맞이한 1사 1'2루 찬스에서 선취점을 얻어내는 깔끔한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박세웅의 경북고 대선배인 이승엽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3루타로 최형우와 박석민을 모두 불러들였다. kt 우익수 김사연이 무리하게 공을 잡으려다 뒤로 공을 흘리는 '행운'도 따랐다. 이승엽으로서는 2012년 5월 8일 넥센전 이후 3년 만에 터뜨린 기분 좋은 3루타였다.

박세웅과 올해 신인왕을 다툴 것으로 기대되는 구자욱은 데뷔 첫 아치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앞선 타석에서 적시타로 타점을 올린 구자욱은 6회 바뀐 투수 정대현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포(비거리 110m)를 쏘아 올렸다. 구자욱은 SK와의 개막 2연전에서는 7타수 1안타로 부진했으나 kt와의 2연전에서는 9타수 4안타 2타점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4년 총액 80억원의 'FA 대박'을 터뜨린 윤성환은 타선의 지원을 받으며 가볍게 시즌 첫 승을 거뒀다. 1회 무사 1'2루, 3회 1사 2'3루, 4회 2사 1'2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을 뽐내며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107개의 공을 던진 윤성환은 이날 무려 10개의 삼진을 뺏어냈다.

kt는 9회 등판한 권오준을 상대로 2루타 2개를 치며 1점을 뽑아내 영패를 면했다. 전날 경기에서도 4회 1사 만루 상황에서 구원등판했다가 밀어내기 볼넷과 적시타를 맞으며 무너졌던 권오준의 평균자책점은 6.75로 치솟았다.

한편 삼성은 이날 5회 수비에서 시즌 첫 심판합의 판정을 요청, 번복에 성공했다. 유격수 앞 땅볼을 친 kt 김동명이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자 류중일 감독이 곧바로 심판합의 판정을 요청했고, 결과는 바뀌었다. 수원 구장 첫 심판합의 판정이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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