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홍보 SNS가 확 바꿨다

입력 2015-04-01 05:00:00

이메일 대신 카톡 등 활용…시·공간 넘어 실시간 업무

지역 최대 광고대행사인 ㈜애드메이저 직원들이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광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최대 광고대행사인 ㈜애드메이저 직원들이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광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광고기획사 김모(39) 팀장의 가장 큰 업무 친구는 스마트폰이다. 다음 날 오전 8시 전화기를 켤 때부터 오전 1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전화기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광고주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수시로 광고 시안 수정을 요구하는 등 피드백이 오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스마트폰 등장 후 카톡을 이용해 시안을 고치는 일이 많아졌다. 수차례 수정 작업을 하는 탓에 업무량은 늘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 언제 어디서든 업무 진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카톡 등 모바일 메신저가 아파트 분양시장의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 얼굴을 맞대는 아날로그 회의가 주를 이뤘던 1세대(1990년)와 이메일을 활용한 업무 피드백 시대인 2세대(2000~2010년)가 저물고, 시·공간 제약을 벗어난 유비쿼터스 3세대가 도래했다.

기획사 메이트컴퍼니는 부산의 한 프리랜서 광고기획자에게 일을 곧잘 맡긴다. SNS와 카톡, 모바일 밴드 등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그날의 콘셉트와 디자인 수정을 한다. 따로 시간을 내 부산으로 출장을 가지 않아도 모바일 메신저를 잘 활용하면 일이 술술 진행된다.

메이트컴퍼니 김명완 대표는 "스마트폰 덕분에 광고나 분양업계의 업무처리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고 반향도 실시간 이뤄진다. 인재도 전국에서 두루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광고대행사 애드메이저 직원들도 '카톡'으로 업무를 시작하고 끝낸다. 급하게 회의와 기획, 제작일을 병행해야 하는 분양 광고의 특성상 하루에도 광고주와 수십 통의 카톡을 주고받는다. 카톡으로 광고 시안을 올려주고 틀린 부분, 수정할 부분을 꼼꼼히 체크한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분양 영역도 확장됐다. 고액의 제작비와 광고비 탓이 지역에선 꺼렸던 TV 분양 광고 대신 홍보 영상을 인터넷 홈페이지나 SNS로 퍼 나르는 SNS용 광고가 등장했다. SNS 전문팀까지 생겨났다. 분양대행사 리코씨앤디 전형길 대표는 "SNS는 모든 연령층이 이용할 정도로 사용층이 두텁고 광고 효과가 크기 때문에 아파트를 분양할 때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요즘 분양 대행사들이 대부분 전문 업체나 별도의 SNS 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편하고 빨라져서 좋아진 것만은 아니다. 광고의 깊이가 떨어지고 노출 잡음 등 부작용이 만만찮다. 특히 카페'SNS'밴드가 활성화되면서 조금 전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한 내용이나 전날 만든 광고 안이 삽시간에 유출되기 쉽다. 애드메이저 조두석 대표는 "광고는 창작 아이디어가 어느 영역보다 중요시 되는 곳인데, 모바일 메신저의 발달로 기획사 고유의 아이디어가 곧잘 유출된다"고 했다.

글 사진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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