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이제는 월드컵 체제 '러시아를 꿈꾼다'

입력 2015-04-01 00:08:01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의 경기 하프타임. 차범근 전 감독이 은퇴식을 가진 차두리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2015.3.31/연합뉴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의 경기 하프타임. 차범근 전 감독이 은퇴식을 가진 차두리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2015.3.31/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31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를 향해 본격적인 여정에 나선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새내기 이재성(23'전북 현대)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한 축구 대표팀은 6월 11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이어지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나선다. 5개 팀씩 8개조로 나뉘어 치러지는 2차 예선에서 한국의 첫 경기는 6월 16일 원정으로 치러진다.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소집된 슈틸리케호는 지난 1월 열린 아시안컵 6경기를 포함해 총 13차례 경기를 소화했다. 아시안컵에서 27년 만의 준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내는 등 슈틸리케호는 이 기간 9승1무3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 대표팀은 한 차례도 화끈한 경기를 팬들에게 선보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대표팀은 9차례 승리한 경기에서 한 차례도 3골 이상 터뜨리지 못했다. 모두 1대0, 2대0 승리로 팬들을 조마조마하게 했다.

이날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도 대표팀은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졸전 끝에 1대0으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은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뉴질랜드의 근성 있는 플레이에 말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전에는 한교원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실축했다.

무승부에 몰린 대표팀을 구한 건 슈틸리게 감독이 새로 뽑은 국내파 이재성이었다. 손흥민과 교체 투입된 이재성은 후반 41분 김보경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손에 맞고 흐르는 공을 쇄도하며 가볍에 차 넣었다. 그의 A매치 2경기 만의 데뷔골이었다.

한편 이날 14년간 한국 축구를 든든히 뒷받침해온 '차미네이터' 차두리(35'FC서울)는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벗었다. 전반 선발로 나선 후 43분을 뛴 차두리는 주장 완장을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채워주고 포옹한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2001년 11월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이후 A매치 76경기를 기록했다.

하프타임에 열린 은퇴식에서 전광판에 그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 흐르자 차두리는 울먹였다. 아버지 차범근이 꽃다발을 건네자 끝내 눈물이 터져 나왔다.

차두리는 "분명 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았다"면서 "나는 잘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하려고 애썼던 선수다.알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은퇴 소감을 말했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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