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영국의 신 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은 히말라야 산악 지대에 있는 작은 나라인 부탄이 국가별 행복 지수(Happy Planet Index) 1위 국가라고 발표했다. 2012년에는 중남미 코스타리카가 1위(코스타리카는 2009년에도 1위였다)였고, 좀 더 오래전인 2006년에는 얼마 전 사이클론으로 폐허가 되다시피한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가 1위였다.
이 행복지수는 기대수명, 삶의 만족도와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인 환경 발자국 등에 기초한 것이다. 개발이 덜 돼 자연환경 보존 상태가 최상인 이들 국가가 산업화나 사회보장제도가 잘 발달한 여러 선진국에 비해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천혜의 자연을 잘 지킨 것 이외에도 국민 행복을 최우선하는 정책(부탄), 군대가 없고 선거를 축제처럼 치르는(코스타리카) 등 그들만의 비법이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축이 된 봉사단이 캄보디아에서 활동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이들은 먼지가 뿌연 황톳길을 수 ㎞나 걸어 학교에 가고, 시설이 없어 다쳐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는데 도로도 닦고, 보건소를 지어주었다고 했다. 참 좋은 일을 했지만, 먼지를 마셔야 하는 황톳길이 아닌 포장도로로 다니는 것과 의료혜택을 받는 것이 더 행복한가라고 했을 때 고개를 끄덕이기는 조금 망설여진다. 조금 나아졌다는 것은 좀 더 나은 것을 바라는 출발점이자 불만족과 불행의 시작이라는 것을 경험상 잘 알아서다.
촌노인이 땅을 두드리며 불렀다는 격양가(擊壤歌)처럼 '먹고살기' 만해도 충분한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 삶은 '더 잘 먹고살기'로, 나아가 '남보다 더 잘 먹고살기'로 바뀐 지 오래다. '더 잘'을 고집하다 보니 정작 목표인 행복하기와는 역주행한 셈이다. 결국, 문제는 일정부분 '더 잘'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 행복하기를 찾는 것이다.
물론, 수많은 학자는 이 방법을 연구해 나름대로 답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의 심리학자 로즈웰 등이 만든 행복지수다. 이에 따르면 더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이 분명히 있다고 한다. 가족과 친구, 자신에게 시간을 쏟을 것, 흥미와 취미를 추구할 것, 현재에 몰두하고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말 것, 운동하고 휴식할 것 등이다. 행복의 잣대를 '더 잘'에 두고 온 삶을 쏟을 것인가, 다른 쪽에도 눈을 돌려 살펴볼 것인가의 선택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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