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붙은 더샵
자영업자 김기수(41) 씨는 요즘 장롱 속에 묻어 둔 주택 1순위 청약통장을 꺼내 본다. 다음 달 대구 동구에 분양하는 한 아파트 단지에 청약을 할까 생각하면서도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뀐다. 한 유명 건설사의 지역 아파트 사업이 불투명하다는 얘기를 주위에서 자주 들어서다. 그는 "청약 가점이 꽤 높은 청약통장이라 행여 인기가 덜한 아파트에 청약을 넣었다 당첨이 된다면 낭패지 않으냐"고 걱정스러워했다.
포스코건설의 더샵(#)에 물음표(?)가 달렸다.
해외에서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 아파트 분양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당초 상반기로 예정됐던 펜타힐즈 더샵 2차 아파트의 분양마저 하반기로 연기되면서 의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의 아파트 사업이 불투명하다는 소문이 심심찮게 나온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이시아폴리스와 펜타힐즈 더샵 모두 인기를 끌고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었던 터라 포스코건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역에서 큰 관심거리"라며 "검찰 수사가 사업 진행에 차질을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펜타힐즈 2차 단지의 경우 아직까지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펜타힐즈 시행사인 중산도시개발은 "펜타힐즈 2차 아파트 분양 시기가 10월로 연기된 것은 전체 펜타힐즈 개발 계획에 따른 정상적인 조율"이라며 "시공사 선정도 아직까지는 포스코건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가장 유력한 건설사"라고 했다. 펜타힐즈는 경산 중산지구에 자급자족도시로 조성되며 지난해 분양한 펜타힐즈 더샵 1차 단지는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완판됐다.
6월 분양 예정인 이시아폴리스 더샵 5차 단지 역시 사업에 대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앞서 분양한 이시아폴리스 더샵 4차 단지를 두고 이시아폴리스 마지막 단지란 점을 강조해 대대적으로 홍보했기 때문이다. 더샵 5차는 지난해 10월과 12월 등 여러 차례 분양 시기가 나돌았다.
포스코건설은 사업 진행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시아폴리스 5차는 예정대로 6월 중 분양하고 펜타힐즈 2차 사업도 비자금 수사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포스코건설 한 간부는 "검찰 수사로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건 맞지만 오히려 직원 간 결속을 다지고 예정됐던 사업으로 사내 분위기를 다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대구 아파트 분양 사업은 그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역에서 분양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성구 어린이회관 인근 범어공원 쪽에 아파트 개발 사업을 준비 중이고 도심 재개발 재건축 사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법상 도심 안 공원 정비 대가로 건설사들은 토지를 불하받아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포스코건설 측은 "수성구 범어공원 쪽의 사업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베트남에서 건설사업을 벌이던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하청업체에 줄 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