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100분간 멋대로 폭죽…수성못 온 현빈 믿고?

입력 2015-03-23 05:00:00

놀라 잠 깬 시민들 신고 소동…드라마 촬영팀에 비난 빗발

22일 새벽 대구 수성구 일대에서 때아닌 '폭죽 소동'이 일어났다.

현빈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SBS의'하이드 지킬, 나'의 드라마 촬영팀이 22일 0시 20분부터 오전 2시까지 무려 1천380발의 폭죽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대규모 폭죽 소리는 수성구 일대는 물론 남구와 중구 일대까지 울렸고 원인을 모르던 시민들은 대구시나 112에 신고하는 등 소동이 빚어진 것. 특히 드라마 제작진이 21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푹죽신'을 찍겠다고 경찰에 신고하고 나서 일방적으로 새벽에 폭죽을 터뜨려 비난을 사고 있다.

김모(45'수성구 중동) 씨는 "새벽 1시30분부터 때아닌 폭죽 소리에 놀라 깼는데 미군부대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줄 알았다"며 "드라마 촬영을 한다고 어떻게 새벽에 폭죽을 터뜨릴 수 있나"고 했다.

이모(28'수성구 황금동) 씨는 "새벽에 천둥소리가 들려 놀랐다"며 "인터넷을 검색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소동의 배경이 된 드라마는 대구시가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내 주요 관광지를 소개한다는 계획하에 SBS에 촬영을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배우 현빈의 제대 후 복귀작인 이번 작품은 온라인을 통해 중국과 동남아, 일본에 동시 방영되고 있다. 대구시는 제작진에 협찬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대구를 홍보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드라마 속에 관광지를 통해 알리는 방법을 선택하게 됐다"며 "새벽에 폭죽으로 인해 시민들이 불안을 느낀 것에 대해서는 죄송한 심정"이라고 했다.

한편 수성못 일대는 현빈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21일 오후부터 북새통을 이뤘고, 차량 주차난에다 폭주족까지 등장해 새벽까지 큰 혼잡을 빚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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