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후섭의 "옛날 옛적에"] 싸늘한 전기의자

입력 2015-03-23 05:00:00

얘야, 무모하게 욕심을 부린다면 어떠한 일이 닥칠 것 같니?

지나친 자기 욕심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는 옛이야기나 문학작품은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미국의 소설가 드라이저(T. Dreiser)의 '아메리카의 비극'(An American Tragedy)이라는 작품도 그중의 하나야.

이 소설은 그 뒤 'A place in the sun'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져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크게 경종(警鐘)을 울렸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젊은이의 양지'로 번역되어 알려졌고, 이를 바탕으로 텔레비전 연속극이 만들어지기도 하였어.

주인공 클라이드 그리피스라는 청년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초라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것을 한탄하며, 어떻게 하든지 돈을 벌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이를 앙 다물었어.

그래서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약방의 사환으로 취직하였다가 조금 커서는 이웃 도시로 나가 큰 호텔의 보이가 되었어. 호텔 보이로 있는 동안 봉급 이외에도 손님들이 주는 팁이 있어서 조금씩 돈을 모을 수 있었어. 그런데 주인공은 돈을 모으지 않고 먼저 부자들의 흉내를 내는 일에 탕진하고 말았어.

어머니는 끼니를 이어가기가 힘들었지만 어머니에게 말하지 않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돈을 있는 대로 다 써버린 거야.

하루는 친구들과 함께 놀기 좋아하는 여자들과 어울려 남의 차를 훔쳐 타고는 야외로 놀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어린아이를 치는 사고를 내고 말았어. 그러자 그는 경찰에 체포될 것이 두려워 도망을 쳤는데, 소식을 몰랐던 숙부가 마침내 성공하여 공장을 경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 숙부의 집으로 찾아가 공장 직공으로 숨어서 일하게 되었어.

처음에는 공장 주인의 조카답게 행동하려고 열심히 일하며 옷도 단정하게 입으려고 노력하였어. 하지만 그 가슴 속에는 여전히 방탕한 욕심이 꿈틀거리고 있었어.

그러던 중 숙부의 집과 가까이 지내는 부잣집의 한 처녀를 사귀게 되었고 마침내 숙부의 후광으로 결혼까지 이루어질 듯 하였어. 그러나 그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하고 임신까지 한 공장 여직공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이 되었어.

그러자 부귀와 명예에 눈이 먼 주인공은 부잣집을 처가로 삼기 위하여 마침내 임신한 여직공을 연못가로 유인하여 밀어 넣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부잣집 딸을 찾아갔어.

그 결과는 어떠했을 것 같니?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반가운 마중이 아니라, 숨겨왔던 연못 살인사건은 물론 과거의 교통사고를 비롯한 많은 범죄의 범인임이 동시에 밝혀지면서 결국 사형대인 싸늘한 전기의자에 앉게 되었다는 내용이야.

끝없이 아름다워야 할 한 청년의 인생이 이슬처럼 사라지고 마는 순간이었어.

그래, 분수에 맞지 않는 생활 태도와 욕심은 그 결과가 너무나 비참한 것 같구나.

심후섭 아동문학가·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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