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밝은 원색 계통으로 불황 시름 달랠 듯"
"백화점, 마트는 '정찰제'(正札制) 우린 '정찰제'(情札制)."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틈새에서 조용히 봄을 기다리는 곳이 있다. 바로 전통시장이다. 지금 시장 매장에서는 겨울옷을 내리고 옷걸이에 화사한 봄옷을 거느라 분주하다. 지역 전통시장 패션의 중심 서문시장을 찾았다.
◆자체 브랜드 업체도 13곳이나
동산상가 한 매장에서 11년째 남성복점 '싼타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규인(46) 씨에게 전통시장의 올봄 트렌드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올봄에도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 같다"며 "아마도 우울해진 소비자들이 밝은 원색 계통의 옷으로 위안을 받으려는 경향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쇼핑몰이나 백화점은 전속 디자이너들이 일정한 유행을 창출할 수 있지만, 전통시장은 상인들이 도매시장에서 물건을 직접 가져오기 때문에 순전히 자신의 감으로 트렌드를 읽어내야 한다며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점포들이 모두 기성복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몇몇 점포에서는 자체 제작 시스템을 갖춰놓고 자기 브랜드로 영업을 하는 곳도 있다. 일부 업체는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곳도 있다. 서문시장에는 인터페이스(등산복), 메가다인(골프웨어), 장정윤패션(숙녀복) 등 모두 13곳의 자체 브랜드 업체들이 지역 패션의 긍지를 갖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젊은 점주들은 기존 동대문시장 위주의 거래선에서 벗어나 부산이나 수입의류 등 구매 라인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디자인이나 품질에서 차별화가 이루어져 감각적 디자인을 찾는 젊은이들을 시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한두 번 매장을 찾았던 고객들이 디자인에 만족해 단골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물포럼, 도시철도 3호선 특수 기대
서문시장 상가에서는 올봄에 거는 기대가 크다. 물포럼 같은 국제행사가 열리는 데다 도시철도 3호선 개통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상가연합회 김영오 회장은 "3호선이 개통되면 대구 전역이 종횡으로 연결돼 그동안 교통 때문에 시장 나들이를 망설였던 분들이 시장을 많이 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산, 범물동이나 북구 칠곡에서 모두 30분이면 대중교통으로 연결된다.
서문시장 상가번영회는 봄철을 맞아 대규모 의류특가판매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사은품 증정, 노마진 행사에 연예인 초청까지 기획해 봄 특수를 확실하게 잡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도시철도 1, 2호선에 모두 광고를 게재하고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서문시장이 젊어졌어요
"여기가 마트야, 전통시장이야." 서문시장 2지구나 동산상가를 들렀던 쇼핑객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의외로 많은 젊은 인파에 놀라게 된다. 산뜻하게 단장한 매장 인테리어도 마트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2지구 준공 이후 젊은 점주들이 대거 진출해 매장 분위기가 한결 젊어졌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젊은 세대답게 인터넷이나 블로그, SNS를 통해 젊은 층과 소통도 늘려가고 있다.
동성로 등지에서 영업하던 상인들이 2지구나 동산상가로 옮겨 온 것도 젊은 쇼핑객 유치에 크게 작용했다. 이들은 창의적인 기획과 디스플레이로 20, 30대의 까다로운 입맛을 극복했단다.
'시장패션'이라는 다소 불편했던 어휘가 이젠 패션 트렌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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