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버스회사 야간경비원 4년간 금고서 8억원 넘게 훔쳐

입력 2015-03-18 05:00:00

성주경찰서는 자신이 근무하던 버스회사에서 수입금을 수년째 빼돌린 혐의로 A(65'성주읍) 씨를 17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4년 가까이 성주군의 한 시외버스 회사 야간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야간에 버스수입금이 들어 있는 금고를 열고 현금을 꺼내는 수법으로 794회에 걸쳐 8억7천50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A씨는 2010년 6월 1일 야간근무 날 처음으로 버스수입금 금고에 손을 댔다. 이날 80만원을 훔친 A씨는 야간 근무를 서는 날이면 어김없이 금고를 열어 돈을 가져갔다.

A씨가 버스수입금 금고를 열 수 있었던 것은 야간에 혼자 근무를 한데다, 금고 열쇠가 서랍장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 내에 설치된 CCTV도 A씨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금고 옆에 있던 창문을 열어 CCTV화면을 가렸기 때문에 A씨의 범행이 이어질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A씨는 야간 근무를 하는 날이면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을 훔쳤다.

이 버스회사는 37대의 시외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1천300여만원의 버스수입금을 올리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버스수입금이 줄어들자 회사 대표는 지난해 2월 A씨의 책상 밑에 CCTV를 추가로 달았다. 자신의 책상 밑에 CCTV가 달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A씨는 지난해 2월 야간 근무 날 또다시 버스수입금 금고에 손을 댔다가 결국 덜미가 잡혔다.

버스회사는 지난해 3월 A씨로부터 3억4천여만원은 돌려받았지만, 나머지 돈은 돌려받지 못했다.

A씨는 훔친 돈으로 부인과 자식 명의의 아파트 2채를 사고, 일부는 유흥비 등으로 탕진했다.

성주경찰서는 지난해 4월 버스회사로부터 A씨의 범행 장면과 훔친 금액 등에 대해 신고를 받았지만, A씨의 범행을 증명하는 데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3월 A씨는 자취를 감췄고 경찰은 오랜 시일에 걸쳐 A씨가 거래했던 계좌를 추적, 혐의 사실을 확정 지었다. A씨의 계좌에는 야간 근무를 한 다음 날 어김없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이 입금돼 있었다는 것이다.

백운복 성주경찰서 강력팀장은 "A씨가 버스수입금 금고를 털면서 버스회사는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으며, 결국 오지 노선 운행에 차질을 빚어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갔다"면서 "고양이에게 어물전을 통째로 맡긴 격이 된 꼴이었다"고 말했다.

성주 전병용 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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