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끝? 입주 다 시켜야 돈 걱정없죠"

입력 2015-03-16 05:00:00

아파트 건설사 입주 마케팅…유·무형 서비스 총동원

건설사마다 아파트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무료 마감재 교체, 협력업체 스케줄 관리 등 온갖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주전문 대행사까지 대구에 등장했다. 올해 대구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1만408가구에 이르고, 내년에도 1만7천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매일신문 DB
건설사마다 아파트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무료 마감재 교체, 협력업체 스케줄 관리 등 온갖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주전문 대행사까지 대구에 등장했다. 올해 대구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1만408가구에 이르고, 내년에도 1만7천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매일신문 DB

'분양에서 입주까지….'

아파트 입주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엔 선물 제공과 이사비 지원 등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무료 마감재 교체, 협력업체 스케줄 관리 등 유'무형의 서비스가 총동원된다. 심지어 입주 전문 대행사까지 대구에 등장했다.

대구의 경우, 올해에만 1만여 가구의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이다. 이 때문에 건설사마다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대구에 입주 물량은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1만408가구에 이른다. 내년에는 1만7천 가구가 넘는다.

분양만 잘 하면 끝인 줄 알았던 건설사들이 입주율에 신경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현금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지역 건설사 한 임원은 "계약자가 입주해야 통상 분양가의 40%를 차지하는 잔금을 받을 수 있다. 입주율이 낮으면 아파트를 팔아놓고도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역 건설사 중에선 서한이 가장 적극적이다. 서한은 아예 입주전문 대행사에 일을 맡겼다. 서한 김민석 이사는 "2010년 말부터 지역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아파트를 분양했고, 입주 시기가 속속 도래함에 따라 입주민 편의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대행사에 맡긴 것"이라고 했다. 서한은 우선 입주대행사인 풀하우스를 통해 '내 집 점검의 날'부터 전문 매니저가 입주자를 밀착 안내토록 했다. 집 청소부터 입주 지정일에 겹치는 이사 일정까지 조정해준다. 입주 후에는 하자 보수 등이 제대로 됐는지 조사하고 다시 점검한다.

풀하우스 우은희 대표는 "건설사가 집을 잘 짓는 것은 기본이며, 입주 시 고객 만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도 건설사의 또 다른 기술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 있다"고 했다.

포스코건설은 전담 상담사가 아파트 계약부터 입주까지 고객을 맡아 지원하는 '전담 맨투맨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유리창 닦기와 침구류 청소 등 입주자를 위한 세세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포스코건설은 6월쯤 경산 펜타힐즈 더샵 2차와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 더샵 5차 단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황금우방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은 입주 아파트를 한 번 더 점검하는 '입주자 불만족 점검' 활동을 통해 지적사항을 개선한 뒤 추가로 본사 CS(고객만족)팀이 개선 여부를 재점검한다.

지역 아파트 분양대행사 김모(46) 대표는 "통상 입주 시 납부하는 잔금은 공사비와 금융비용을 치르고 난 건설사의 이윤이며, 차후 사업을 추진할 밑천"이라며 "입주율이 떨어지면 당장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건설사마다 추가 비용을 들여서라도 입주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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