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올리브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입력 2015-03-13 05:00:00

구약성서에서 대홍수가 지나간 후 비둘기가 올리브 가지를 물고 돌아와 평화의 상징이 된 올리브. 현대사회로 와서는 건강과 웰빙의 대명사로 재조명되고 있는, 세계가 인정하는 슈퍼푸드 중 하나다. 10월 중순부터 이탈리아 토스카나 들판은 올리브 수확이 한창이다. 올리브 오일의 초록빛 향연이 펼쳐진다. 올리브유 1ℓ를 생산하려면 올리브 열매 4, 5㎏이 필요하다.

오일의 종류와 등급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최상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은 화학적 용매제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이나 기계의 힘으로 올리브 열매를 압착해 맨 처음 추출한 오일을 가리킨다. 향이 풍부하고 색도 진하다. 식사 마무리 과정에 뿌리거나 드레싱으로 쓴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추출에 사용한 올리브 열매를 한 번 더 압착해 추출한 오일을 '퓨어 올리브 오일'이라고 한다. 엑스트라 버진보다 향과 색이 연해 우리나라에서는 식용유 등 다른 식물성 기름 대신 사용한다.

헥세인이라는 화학적 용매제를 사용해 추출하는 올리브 오일도 있다. '포마스 올리브 오일'이다. 오일을 추출하고 남은 올리브 찌꺼기를 포마스라고 한다. 포마스 올리브 오일은 남은 올리브 찌꺼기를 헥세인으로 추출 및 정제하기 때문에 맛과 향이 거의 남지 않는다. 그래서 엑스트라 버진이나 퓨어 올리브 오일을 소량 섞는다. 올리브향을 입히기 위해서다.

순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은 우리 몸에 이로운 효능을 지닌 성분이 많다. 올리브 오일 성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올레인산'(70%)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그다음으로 많이 포함된 '리놀렌산'(10%)은 혈압을 낮춰주고 동맥경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이 밖에 비타민 A'B'E를 포함하고 있어 항암, 노화 방지, 피로 회복, 변비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 올리브 오일을 피부에 바르면 다른 오일과 다르게 피부에 금방 스며들어 뛰어난 보습력을 나타낸다. 겨울철 거친 피부에 발라주면 좋다. 또 피부 산화를 방지해 잡티와 주근깨를 막는 효과도 있다. 샤워 후 순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바르면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잠들기 전 눈가에 한 방울 정도 바르고 자면 다음 날 촉촉하고 팽팽해진 피부를 느낄 수 있다. 기초 화장품과 함께 사용하면 화장품의 흡수력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몸에 좋은 올리브 오일을 올바르게 사용하려면 보관 또한 신경 써야 한다. 빛이 닿지 않게 하고, 공기와의 접촉을 피하며, 항상 서늘하게 보관해야 최상의 맛과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지중해의 보배라 불리는 올리브. 이제 우리에게도 보배가 돼 버린 것 같다.

김 학 진(푸드 칼럼니스트 까를로 오너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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