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통팔달 경북] <4>하늘길도 넓어진다

입력 2015-03-10 05:00:00

남부권 신공항 타당성 용역 '이륙'…울릉공항 건설 '연착륙'

남부권에 대한민국 제2관문공항을 만드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영남권 5개 시도가 합의, 공정한 절차에 따라 신공항을 위한 최종 정책 대안을 도출하자는 것이다. 사진은 영남권 5개 시도 모두 접근성에서 가장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는 신공항 후보지 밀양. 매일신문DB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들이 신공항 추진에 관해 합의하고 있다.
남부권에 대한민국 제2관문공항을 만드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영남권 5개 시도가 합의, 공정한 절차에 따라 신공항을 위한 최종 정책 대안을 도출하자는 것이다. 사진은 영남권 5개 시도 모두 접근성에서 가장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는 신공항 후보지 밀양. 매일신문DB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들이 신공항 추진에 관해 합의하고 있다.

경북도 내에 새 고속도로가 순차적으로 뚫리고, 철도 교통 소외지역이었던 경북 동해안에도 새로운 철도가 개설되는 등 부족한 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경북의 땅은 이제 사통팔달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지역의 하늘은 아직 답답하기만 하다. 세계적 기술 수준의 기업체를 가진 포항 철강공단, 구미 전자공단, 경산'영천'경주의 차부품공단을 갖고 있어 세계 각국으로 오가는 수요가 무궁무진하지만 제대로 된 국제공항이 없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남부권 신공항 건설'과 관련, 신공항 입지 등을 결정할 '사전타당성검토 연구용역'을 입찰공고했다. 남부권에 새 국제공항을 만들 만한 수요는 확인됐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입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울릉도를 접근성이 뛰어난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어줄 울릉공항 건설 사업도 본격화하는 중이다. 경북의 하늘길 열리는 소리가 크게 들리고 있다.

◆남부권 신공항, 어떻게 되어가나

남부권 신공항 건설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 이명박정부 때 백지화됐었다.

하지만 대구경북을 비롯해 2천만 남부권 주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영남권 5개 시'도와 시민단체들은 새 공항을 만들기 위해 단합된 노력을 기울였고, 이에 힘입어 박근혜정부의 8대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신공항이 포함됐다.

국토교통부와 영남권 5개 시'도의 합의를 거쳐 한국교통연구원이 '영남지역 항공수요조사 연구용역'을 했고, 이 용역에서 "영남지역 항공 수요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 덕분에 최근 급증세를 보이면서 신공항 건설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수요 충분' 결론이 나왔다.

이어 영남권 광역단체장들은 지난 1월 '영남권 시도지사협의회'를 열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신공항 사전타당성검토 용역 시행에 합의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모두 20억원 규모로 용역기간은 1년이다. 기술능력(80%), 입찰가격(20%)을 반영해 1순위 업체를 정한 뒤 최종 가격협상을 통해 용역기관을 선정한다.

용역 과업지시서에 따르면 이번 용역의 목표는 장래 영남권 항공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신공항 최종 입지 결정될 수 있을 듯

최적 대안을 선정'평가하는 방법은 용역기관에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미연방항공청(FAA) 등 국제기준을 참고해 결정할 예정이다. 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국제기구(관)의 검토를 받도록 했다. 평가 때에는 경제성 외에 공항으로의 접근성과 소음 영향에 관한 항목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명시했다.

접근성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경우, 호남권까지 고려될 것으로 보이며 남부권 어느 지역에서나 접근이 가장 쉬운 곳에 새 공항 입지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하고 정확한 평가를 위해 치열한 논란이 예상되는 입지에 대한 세부 조사 때에는 시추 등 현장조사, 가상 시뮬레이션 등 복잡한 절차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 남부 지역에 어떤 형태로든 인천공항을 보완할 제2의 관문공항 건설이 추진됨에 따라 항공여객 및 화물 운송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경북도는 설명했다.

경북도 양정배 도로철도공항과장은 "경북의 산업 구조변화를 볼 때 가볍고, 얇고, 작은 고부가가치 제품들이 향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제품에는 항공 운송이 필수이며 신공항이 만들어지면 역내 제품이 경쟁력을 확보, 경북으로의 외국인 투자 유치가 더욱 활발해지면서 세계 광역경제권 간의 경쟁에서 경북이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천혜의 녹색섬, 울릉도에도 공항이

지난달 24일 국토교통부는 '울릉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여는 등 울릉공항 건설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울릉공항 건설은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건의된 지역 현안 사업으로 경제성 부족 등의 이유로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다가 2013년 7월, 국토교통부가 50인승 소형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공항 규모로 "공항을 추진해보겠다"고 밝히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경북도와 울릉군이 울릉도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관광자원 개발 가능성을 강조하며 공항 건설을 지속적으로 건의하면서 얻어진 결과.

울릉공항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간 국비 4천932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으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통과됐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까지 기본계획 수립 용역 및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마무리한 뒤 올 하반기부터 사업비를 본격 투입한다. 올 하반기엔 국비 60억원을 들여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착수, 2020년엔 공사를 모두 끝내고 개항한다.

◆울릉도가 확 달라진다

그동안 배를 이용한 육지와의 접근성은 울릉도 경제를 위축시키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연간 100여 일씩 기상 악화로 교통이 두절돼(최근 3년간 연평균 86일, 겨울철 결항률 60%) 주민과 관광객들은 툭하면 발이 묶였다.

또 서울에서 울릉도에 닿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동해까지 버스, 동해에서 울릉까지 배편을 이용해야 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6, 7시간은 걸렸다. 육지와 닿기 위해 들여야하는 시간과 비용 모두 울릉도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왔다.

이제 울릉공항을 통해 하늘길이 새롭게 열리게 되면 서울에서 1시간, 항공요금 9만원대의 대박 노선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연간 방문객도 현재 42만 명에서 80만 명으로 증가, 한국교통연구원(KOTI) 분석자료에 따르면 연간 44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울릉군은 공항이 만들어지면 울릉도가 제주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관광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울릉도와 독도가 우리 땅임을 세계 각국에 알리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으며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하는 해양자원 연구 활성화와 녹색관광섬 조성에도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울릉군은 기대 중이다.

경북도 이재춘 지역균형건설국장은 "영남지역과 호남지역을 아우르는 남부권 경제공동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공동발전을 위한 필수 기반시설인 남부권 신공항을 반드시 조기에 건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내 유명 도서지역 중 접근성이 가장 취약한 울릉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독도에 대한 국토수호를 위해서도 울릉공항 건설은 반드시 필요하며 예정된 공기 내에 완벽한 시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울릉군과 협의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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