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올해 평균 10분 다이어트…투수 교체·타자 등장에 단축 룰
7일 시작하는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는 각 팀의 전력 점검 외에도 볼거리가 더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신설한 경기 촉진 규정 적용에 따른 경기시간 단축 여부이다. 경기 중의 쓸데없는 행동으로 말미암은 '지루한 야구'는 팬들의 외면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에서 나온 변화다.
스피드업 관련 규정은 다양하다. 우선, 이닝 중 투수 교체 시간이 기존 2분 45초에서 2분 30초로 줄었다. 타자가 등장할 때 나오는 배경음악은 10초 이내로 제한된다. 타자는 음악이 끝나기 전에 타석에 들어와야 하며, 위반 시에는 주심이 투수에게 투구를 지시하고서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이와 관련, 대구시민야구장에는 외야 전광판에 잔여 시간을 표시하는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KBO는 또 타자의 불필요한 타임 요청을 허락하지 않기로 했다.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최소 한 발을 배터박스 안에 둬야 한다. 투수와의 기(氣) 싸움을 위해 타자가 경기 시간을 지연시키는 행동을 막겠다는 뜻이다. 이 역시 타자가 어기면 심판은 투수의 투구를 지시하고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타자는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 이후에는 뛰어서 1루로 출루해야 하며, 보호대는 1루 베이스에서 주루코치에게 줘야 한다. KBO는 이밖에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할 때 수석코치의 동행도 금지했으며, 위반 시 해당 코치를 퇴장시키기로 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들은 극심한 타고투저 탓에 지난해 경기 평균 소요시간이 역대 최장인 3시간 27분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KBO의 목표대로 '경기시간 10분 단축'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타자가 장갑'헬멧을 고쳐 쓰며 시간을 끄는 행동 등은 선수의 습관을 고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외됐고, 각 구단의 투수력 저하에 따른 사사구 남발 가능성도 있다.
'빠른 야구'는 세계적 추세이다. 지난해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 2분이었던 메이저리그는 올해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했다. 타자는 이닝 교체 시간 종료 20초 전에 타석에 들어서야 하며, 공수 교대 때 투수가 마운드에서 어깨를 풀 수 있는 시간은 30초로 국한된다. 아울러 감독들은 더그아웃에서 수신호로 심판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구한다. MLB 사무국은 규정을 어기는 선수들에게서 최대 500달러의 벌금을 거둬 자선단체에 기부할 방침이다.
일본프로야구(NPB)는 오는 7월 감독 회의에서 경기 촉진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한 뒤 내년 시즌에 도입할 예정이다.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의 지난해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17분이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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