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 눈으로 명화와 마주하다/쑤잉 지음/윤정로 옮김/시그마북스 펴냄
그림에는 화가의 생각과 함께 시대상이 담겨 있다. 저자는 그림에서 화가의 생각은 물론 시대상과 그 속에 스며든 철학적 사상까지 읽어내고 있다.
저자는 영혼에 대한 의구심으로 책을 시작한다. "과연 영혼이 있을까?" "있다면 그 존재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등 영혼에 대한 갖가지 궁금증을 물은 뒤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통해 답하고 있다. 또 저자는 그림을 통해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이 어떠했는지 보여준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선한 영혼은 불과 같아 위로 떠오르고, 악한 영혼은 물과 같아 아래로 가라앉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림 '영혼의 무게를 재면서 악마에 저항하는 대천사 미카엘'을 보면 미카엘이 저울을 들고 있는데 그중 가벼운 영혼은 위로 올라가고 무거운 영혼은 흉악한 악마에게 숨통이 조여진 채 아래로 끌려가고 있다.
저자는 바벨탑, 선전물, 어머니, 시간, 역사 등을 화두로 삼아 추상적인 관념들도 정리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같은 서양 철학자뿐만 아니라 장자, 노자, 공자, 맹자 등 동양 철학자의 사상을 막론하면서 나름의 철학적 해석을 부여했다. 책 뒷부분에는 프랑스 혁명기를 관통했던 자크 루이 다비드의 삶과 그림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는 다비드가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같은 주제로 그린 여러 화가의 작품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사비니 여인들의 납치'라는 주제 아래 소도마, 루벤스, 푸생, 세바스티아노 리치, 피에트로 다 코르토나, 작자 미상 등 여섯 점의 그림을 비교해서 감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저자는 그림에 숨어 있는 의미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볼 수 있게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432쪽. 1만8천원.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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