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잔 주민 한밤 알몸시위…30여 가구 소음·진동 피해 노출
4일 오전 3시 20분쯤 대구 동구 신암지하차도 인근 고속철도(KTX) 선로 확장 공사 현장에 한 남성(48)이 알몸으로 항의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 남성은 그동안 새벽에 진행되는 공사 소음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등 피해를 겪어왔다고 주장했다. 아침 일찍 일터로 가야 했던 이 남성은 전날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셨고, 이날도 공사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자 이 같은 소동을 벌였다.
2012년 착공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동구 '신암지하차도와 KTX 선로 확장 공사' 현장 주변 주민들이 공사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밤낮없이 진행되는 공사의 진동과 소음에 시달리는데다, 아무런 통보 없이 대형 철제 빔을 주택 위로 이동하는 경우도 잦아 안전을 위협받는 처지에 내몰렸다.
공사 현장 반경 50~60m 이내에서 진동'소음피해를 보는 주택은 30여 곳. 기존 방음벽을 허물고 공사를 진행하는데다 현재 3, 4m 높이 담만 있는 상태여서 주민들은 새벽 시간에 발생하는 소음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다.
특히 신암지하차도와 가까운 신암동 493-17번지 일대 10여 가구 주민들은 건물 일부가 비틀어지고 벽에 금이 가는 등 재산상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 10여m 떨어진 한 집의 내'외부 벽면 곳곳에 균열이 나 있었다. 맞은편 주택 담벼락은 성인 남자의 손이 들어갈 만큼 세로로 길게 벌어져 있었다. 또 다른 집은 대문 바닥 중간 부분이 갈라져 있는 상태다.
주민들은 공사 과정의 안전불감증에 대해서도 불만이 높다.
김모(34'동구 신암동) 씨는 "지난해 11월에도 밖이 소란스러워 잠이 깨 나가보니 대형 철제 빔이 집 위를 지나고 있었다"며 "만약에 빔이 떨어진다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사전에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철도시설공단 측은 안전을 위해 열차가 다니지 않는 새벽 시간에 공사를 할 수밖에 없고, 주택 균열은 공사로 인한 피해로 보기 어려워 보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민원을 제기한 집에 대해 건축물 안전진단을 했고, 그 결과 건물 일부에 미세한 변형이 생겼지만 주변 공사 때문에 일어난 균열이나 변형은 없었다"고 밝혔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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