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치맥축제의 성공과 미래] (하)세계적 축제가 되려면

입력 2015-03-05 05:00:00

치맥축제, 두 가지 제안!…한류 스타로 관광객 유인, 닭싸움 챔피언 참여 유도

세계 3대 축제 중의 하나인 독일 뮌헨 옥토버 페스티벌에 모인 수많은 인파들.
세계 3대 축제 중의 하나인 독일 뮌헨 옥토버 페스티벌에 모인 수많은 인파들.

대구를 뜻하는 달구벌이 '닭벌'(닭들이 뛰어노는 들판)에서 유래했다는 설(說)이 대구 치킨산업의 현주소를 보면 그럴싸하게 와 닿는다. 한국전쟁 이후에도 대구는 '닭의 도시'로 유명했다. 북구 신기동(현 산격동)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닭 부화장이 있었고, 21세기에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본산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와 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전국 브랜드를 가진 치킨 프랜차이즈의 본거지는 예전에도 대구였고, 지금도 대구다. 대구가 2년 전부터 닭과 맥주를 결합한 '치맥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닭과 맥주를 주제로 한 콘셉트도 좋고, 시대 흐름에도 딱 들어맞는다.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티벌과 중국 칭다오 국제맥주축제를 부러워할 이유가 없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올해부터 국내를 넘어 국제축제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미 제1, 2회 축제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와 내년에는 대한민국이 떠들썩한 국제축제로 변모하고, 2017년 제5회 축제 때에는 세계 외신들이 주목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1단계-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여라

올해'내년 축제에는 우리나라와 인접한 중국인 관광객을 대구치맥페스티벌로 끌어들여야 한다. 유인책은 축제의 주메뉴인 치맥과 한류 스타다. 대구경북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치킨기업을 일군 교촌치킨(교촌 F&B)의 CEO 권원강 대구치맥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은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스타 이민호가 대구치맥페스티벌에 오면 중국 관광객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올 수 있다. 때마침 이민호는 교촌치킨 광고 모델이다. 권 위원장은 3일 기자가 있는 자리에서 회사 간부를 불렀고, 올해 이민호와의 광고 재계약에 대구치맥페스티벌 기간에 팬 사인회를 여는 조건을 넣고, 대신 해외 팬 사인회 하나를 빼라고 지시했다.

이 계약조건에 따라 이민호가 대구로 오게 되면 중국뿐 아니라 일본, 동남아 등 많은 팬이 이민호를 보기 위해서라도 대구를 찾게 될 것이다. 대구가 본거지는 아니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BHC 브랜드 광고 모델인 특급스타 전지현까지 대구에 얼굴을 비추게 된다면 흥행대박 보증수표가 될 것이다. 월드가수 싸이처럼 폭발적이지 않겠지만 국내 유명 아이돌 그룹이 매년 분위기를 띄운다면 흥행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류 스타만 잘 이용해도 아시아의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치맥페스티벌을 대구에서 여는 데 큰 공을 세운 최길영 대구시의원은 "대구시의회 차원에서도 세계적인 축제로 성공시키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2단계-세계 속의 축제로 발전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은 '치킨과 맥주'라는 아이템이 가진 폭발력이다. 스페인은 '토마토' 하나로 지구촌 관람객뿐 아니라 외신들을 사로잡는 세계인의 축제로 발전시켰다. 거대한 운동장에서 수많은 참석자들이 서로에게 토마토를 던지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단방에 날리고 있다. 그 자체가 하나의 그림이자 토픽이 된다. 치킨과 맥주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인 누구나 먹고 즐길 수 있다. 축제의 흥행과 재미, 통쾌함이 배가 된다면 스페인의 토마토, 독일의 맥주 축제 이상이 될 수 있다.

닭싸움도 흥행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 정식 스포츠는 아니지만 흥미로운 경기다. 대구치맥페스티벌 기간 중에 닭싸움 세계 챔피언이 탄생한다면, 외국인의 눈에는 신기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예선은 3판 2승제, 결승전은 5판 3승제로 전 세계에서 출전한 선수들이 64강 또는 128강에서 출발한다면 이는 축제기간 중 최대 이벤트가 될 수도 있다. 권 위원장은 "닭싸움 세계 챔피언에게는 거액의 상금을 걸 수 있다"고 말했다. (사)대구치맥산업협회는 사람들이 하는 닭싸움과 함께 투견(鬪犬)이나 소싸움처럼 싸움닭들의 한판 승부인 투계(鬪鷄)장을 운영하는 방안도 흥행 아이디어의 하나로 제시했다.

또 대구치맥페스티벌이 브라질의 리우 삼바 카니발처럼 여름 축제기간 동안 도시 전체를 달궈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대구 도시 전체가 축제장이 되어야 한다. 대구시와 대구치맥산업협회는 올해까지는 두류공원 일대에서 치맥축제를 열지만, 수년 내로 신천과 동성로 등 도시 전체로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대구시 농산유통과 조양현 주무관은 "매년 여름에 대구는 치맥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주변 축제까지 통합시켜 도시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성훈 기자 cdrom@msnet.co.kr

신선화 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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