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유학기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하여

입력 2015-03-04 05:00:00

지식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더욱더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 모색의 필요성을 대두시켰다. 최근 교육현장에서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 것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맞물려 있다. 특히, 진로 탐색기에 접어든 중학생들에게는 다양한 직업 세계에 대한 풍부한 정보 제공과 자신의 꿈과 소질을 모색할 기회 제공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입시 위주의 우리 교육 현실은 그러한 여유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자유학기제'는 시대에 역행하는 이러한 우리 교육 현실의 불합리함을 개선하고자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마련한 교육제도이다.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학교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동아리 활동, 진로 탐색 활동, 예술 체육 활동, 선택 프로그램 활동 등의 다양한 체험활동에 참가하여 자신의 꿈과 끼를 찾으며 삶의 흥미와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는 한편, 토론 실습 중심의 학생 참여형 수업으로 수업 운영을 개선하여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살펴볼 수 있는 주도적 능력을 길러 주자는 것이 이 제도의 근본 취지이다. 교육 당국은 이러한 활동들이 가능하도록 단위 학교가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게 하여 학교 단위 책임경영제(School Based Management) 정착까지도 도모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정부의 자유학기제 정책에 부응하고자 지난해 동변중학교를 비롯한 4개의 연구학교와 경구중학교를 비롯한 37개 희망학교를 운영해 왔고, 올해는 시내 전 중학교가 실시에 동참하도록 하여 자유학기제의 조기 정착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 학부모가 가진 교육 정책에 대한 불신, 업무량 증가를 우려하는 현장 교원들의 불안, 다양한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 여건의 미비 등 자유학기제 안착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한둘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정부와 교육 당국에서는 자유학기제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공교육 불신 현상은 소통을 통한 신뢰의 회복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명제를 소홀히 다룬 점에서도 그 원인을 찾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세심한 마음으로 학부모와 교원들에게 다가가 자유학기제와 관련된 성공적인 외국의 사례들과 세계화 시대의 흐름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쳐 간다면 이들의 신뢰를 되찾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다행히 몇 해 전부터 대구시교육청은 마을교육공동체 운영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교육 거버넌스(Governance)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매우 바람직한 시도로서, 앞서 제기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의 하나로 보인다. 교육청과 단위 학교가 함께 힘을 모아 학교별로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학부모회나 학교운영위원회, 동창회 등 다양한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지역 인사나 관계 기관, 시설들과의 협조를 긴밀히 해 가면서 자유학기제 지원 인력풀 및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범학교와 일반 학교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및 정보 공유 클러스터를 통한 공동 워크숍 운영 등의 노력도 자유학기제 정착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제 우리 아이들도 자기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꿈을 찾아 생동감 있는 배움으로 즐겁게 학교 수업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형식적인 체험활동이 아닌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 탐색 활동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인성을 함양하고 자기 계발을 이루어 내면서 만족감 높은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앞장서야 한다. 이는 공교육의 신뢰 회복과 정상화,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워 행복 교육을 추구하는 이상적인 대한민국 교육 구현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우성대/전 경구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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