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한 풀기 위해…" 새내기 대학생 된 100세 스님

입력 2015-03-03 05:00:00

경남 통영 신광사 주지 선도 스님…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입학

신입생들과 함께 활짝 웃는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선도 스님. 동국대 경주캠퍼스 제공
신입생들과 함께 활짝 웃는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선도 스님. 동국대 경주캠퍼스 제공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100세 새내기가 탄생했다.

지난달 27일 신입생 1천901명과 학부모,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정련 큰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5학년도 입학식. 이계영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이 노스님 한 분을 연단으로 모셨다. 주인공은 경남 통영의 신광사 주지 선도 스님. 스님은 이날 입학식에서 불교학부 명예학생증을 받았다. 1916년생 비구니 선도 스님은 우리 나이로 올해 꼭 100세가 된다.

선도 스님은 2002년 전 재산을 대학에 장학금으로 기부한 뒤 선도장학회를 설립해 매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최근까지 스님이 기부한 금액은 1억5천100만원에 달한다.

선도 스님은 평소 "여자는 글 배우면 안 된다는 풍토 때문에 배우지 못하고, 일제강점기에 나라 없이 살던 서러움이 평생 한으로 남았다"면서 "학생들이 열심히 배워서 나라를 위한 일꾼이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선도 스님의 못다 한 꿈을 위해 명예학생증을 수여했다.

이계영 총장이 신입생들에게 스님의 사연과 함께 나이를 소개하자, 체육관을 가득 메운 신입생과 학부모들이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명예학생증을 받은 선도 스님이 학생들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여러분, 열심히 공부해서 꼭 나라 위해 일하세요!"라고 외치자 학생들이 손뼉을 치며 환호로 답했다.

불교학부의 한 신입생은 "100세가 되신 스님과 내가 같은 2015학번이라니 놀라운 일이고, 전 재산을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주셨다니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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