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5명의 외야수를 포함시켰다. 박한이'최형우'박해민'김헌곤'우동균이었다. 이 가운데 김헌곤은 지난해 연말 상무 야구단에 입단, 2017시즌에 복귀한다.
하지만 삼성의 외야수 주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중견수 자리는 누가 꿰찰 지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정형식'이영욱 등을 제치고 '신데렐라'처럼 등장했던 신인왕 후보, 박해민조차 안심할 수 없는 처지이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최고의 화제를 모은 구자욱의 기세가 그만큼 무섭다.
구자욱은 일본 오키나와 전훈 마지막 연습경기로 2일 열린 LG전에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내야수 출신인 구자욱은 그동안 1루수로 주로 나섰으나 류중일 감독은 중견수로서의 수비 실력 검증도 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1루수로 나온 박해민의 백업이 가능한지 테스트해본 것이다.
결과는 합격점이었다. 타구가 두 번밖에 가지 않아 수비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려웠지만 타선에서는 제몫을 다했다. 구자욱은 팀이 0대2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LG 선발 헨리 소사로부터 큼지막한 중월 솔로 홈런을 뺏어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구자욱은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며 "오늘 수비에서는 쉬운 타구만 처리한 탓에 계속 실험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구자욱은 이날 4타수 1안타를 포함해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38타수 18안타 타율 0.474를 기록했다. 또 홈런 두 개와 6타점에다 도루도 4개를 뺏어냈다. 그러나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구자욱의 정규시즌 주전 발탁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타격 재능은 인정받았지만 수비에서는 아직 물음표를 완전히 떼지 못했다.
중견수는 외야 좌중간에서 우중간에 이르는 넓은 공간을 수비해야 하는 만큼 빠른 발과 정확한 타구 판단 능력이 필수이다. 류 감독도 "(구자욱이) 경험이 적고 시야가 좁아서 아직은 볼을 잡기만 하는 수준"이라며 "시합용 선수인지 연습용 선수인지도 두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구자욱은 일단 시범경기에서 1루수와 중견수로 번갈아 뛸 공산이 크다. 주전 1루수 채태인이 무릎 수술 재활 중이라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렵고, 상무 시절 맡았던 3루에는 박석민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구자욱이 노릴 만한 선발 자리는 중견수밖에 없는 셈이지만, 류 감독으로선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날 경기에서는 삼성이 선발투수 알프레도 피가로의 호투와 구자욱'최형우의 홈런 등을 앞세워 5대2로 승리했다. 삼성은 오키나와 연습경기를 5승1무3패로 마쳤다. 삼성은 3일 마무리훈련을 실시한 뒤 4일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지난달 21일 한화전에 이어 선발 등판한 피가로는 1회초 이병규(7번)에게 2점홈런을 내줬으나 4이닝을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최고 시속은 152km를 찍었다. 최형우는 4대2로 앞선 7회말 이동현을 상대로 좌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연습경기 3호째였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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