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황금중 교감 정년 퇴임…학생들에 기수 부여 33기까지
중년 남녀, 갓난아이를 안은 30대 주부,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20대 청년과 짧은 치마를 입은 아가씨, 중학생까지 1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한 가지. 스승의 마지막 수업을 듣고 정년 퇴임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스승과 헤어진 뒤에도 인연을 이어간 제자들이 스승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어 화제다.
지난달 28일 오후 5시 40분 대구 그랜드호텔 리젠시홀. 34년여에 걸친 교직 생활을 막 끝낸 김종건(62) 황금중 교감의 정년 퇴임 축하연에 10대부터 40대 후반인 제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모인 제자들은 '종건당' 회원들이다. '종건당'의 의미는 두 가지. 모 제약회사 이름과 비슷해 지어진 김 전 교감의 별명이자, 그의 이름에다 무리를 뜻하는 '당(黨)' 자를 붙인 것이다.
김 전 교감은 다양한 학교를 거치며 만났던 학생들에게 일일이 기수를 부여했고, 이날 행사에선 '종건당 1~33기'가 자리를 함께했다. 33기는 황금중 1학년 학생들이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소재로 한 국어 수업에 이어 옛 추억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효성여중 시절 김 전 교감의 국어 수업을 들었던 전미화(41'종건당 9기) 씨는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한 번씩 연락을 주시고 챙겨주시는 등 제자들을 각별히 생각하셨다"고 했다. 모계고 출신인 김태현(43'8기) 씨는 "점잖은 겉모습과 달리 욕도 차지고 구수하게 하시는 등 참 소탈한 분이었다"고 했다.
제자들은 이번 행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1천만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 행사 후 남은 돈은 장학기금으로 적립할 예정이다. 김 전 교감과 그의 지인도 330만원씩 보태기로 했다.
김 전 교감은 "그동안 제자들이 적어준 편지를 정리해보면서 내가 베푼 것보다 몇 배 더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고 고마울 따름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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