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최상류층 사교계를 주름잡으며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가는 주인공 젭은 유명 작가이기는 하지만 정작 책이 출판된 것은 40년 전의 일이고, 이제는 전혀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특별히 하는 일도 없으면서 초호화판 생활을 하는 젭은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인 동시에 조롱거리다. 젭 본인도 늘 공허함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첫사랑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는 젊은 시절의 그녀를 떠올린다. 그녀를 추억하면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치스러움에 더 큰 공허함을 느끼고, 로마를 거닐며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이제까지 실감하지 못한 65세라는 자신의 나이와 앞으로 다가올 죽음을 생각하면서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 그러면서 그간 자신이 얻으려 했던 것들이 너무나 부질없고, 그런 것들을 쫓으면서 소중한 것들을 많이 놓쳤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목적을 갖고 살아간다. 그것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흔히 그 목적을 이루었을 때 인생의 황금기,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과연 목적을 다 이루어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을 때는 어떤가? 감독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결코 우리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정확히 어떤 것이 '아름다운 것'인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는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으로 2001년 '원 맨 업'으로 영화계에 입문,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칸영화제 후보작 '패밀리 프렌드'(2006)와 '그레이트 뷰티'(2013)를 감독하며 세계적인 감독으로 자리를 굳혔다. 러닝타임 141분.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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